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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라이터스클럽 – 우리들의 이야기

캔들라이터스클럽이하 캔라클은 앰네스티 유스 소규모 온라인 인권 커뮤니티로, 2021년 10월 1 주부터 11월 4주까지 온라인 협업 툴 슬랙Slack과 줌Zoom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유스의 관점에서 목격하거나 경험한 일상 속 인권 침해 사례를 공유하고, 앰네스티의 유스 디지털 인권 콘텐츠를 자문하는 등 8주간 다양한 방식으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캔들라이터스 클럽 그래픽

Q.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시 뵙게 되어 반가워요.
여러분에게 캔들라이터스클럽은 어떤 의미였나요?

지나: 캔라클은 생각만 하면 신나고, 참가할 때마다 에너지를 많이 얻어가는 공간이에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편안해하시고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시잖아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시는 걸 매 모임마다 표현해 주셔서 제가 이런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게 기분이 참 좋았어요. 이렇게 안전한 모임이라는 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거잖아요. 제가 그 중의 하나의 일원으로 기여했다는 것도 뿌듯했고요.

지수: 캔라클은 유통기한 만년의 추억이에요.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너무 많았고,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캔라클과 비슷한 시기에 노동, 성적 지향, 성별, 나이 등과 연관된 각종 사회문제를 다루는 강의 <사회문제와 행정>을 수강했는데, 그때 캔라클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잘 접목시킬 수 있더라구요. 저는 2021년을 되돌아봤을 때 캔라클이 일 년 중 가장 잘한 일이에요.

자두: 분노로 가득했던 제 안의 독기가 빠지는, 디톡스 같은 경험이었어요. 인권을 주제로 이야기하면 싸우거나 상대와 불편해지는 상황이 많았는데, 이렇게 웃으면서 평화로운 분위기로 대화하는 건 처음이었어요. 캔라클 덕분에 새롭고 행복했죠. 중학교 졸업 이후 인권을 소재로 이야기 나눈 것도 거의 처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캔라클을 통해 많은 갈증이 해소되었어요. 또, 캔라클에 와서 제 생각이 정말 많이 넓어졌어요. 제 생각이 그동안은 연못이었다면 지금은 바다가 되는 방향으로 확장 중이랄까요?

도현: 소속과 연대감의 원천이요. 많은 활동을 해봤지만, 캔라클만큼 제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집단이 없는 거예요. 학내 동아리에서도 제가 인권 관련 이야기를 꺼낼 수는 있지만, 동아리 안에도 너무 다양한 감수성의 사람들이 있다 보니 쉽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캔라클에 있는 분들은 감수성도 저와 잘 맞는 분들이었고, 다들 되게 멋진데 (이게 정말 중요해요) 별로 멀게 느껴지지 않아요. 분명 다들 되게 멋진데, 가깝고 친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캔라클에서는 더 편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캔라클을 계기로 여러 활동들을 시작했는데요, 저는 여전히 캔라클만 한 곳이 없어요.

현석: 저한테 캔라클은.. (머리에서 계속 맴도는데 너무 오그라들어서 말을 못하겠어요.) 솔직히 진짜 촛불 같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너무너무 힘들었던 시기였거든요. 캔라클 이전에 인권 활동을 해오면서, 정말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진짜 많이 했고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고요. 되게 습하고 진창이고 어둡고 이런 날들을 견뎌내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참가한 캔라클이 촛불 같았어요. 따뜻하고 건조하고 너무 질척거리지도 않는 느낌? 우울하고 눅눅한 장마 날씨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보니 저는 그런 산뜻한 느낌이 너무 간절했나 봐요.

은비: 캔라클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캔라클에 속할 수 있을 줄 몰랐거든요. 당시에 ‘하면 너무 좋겠지만 내가 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겠지? 나는 안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많이 내려놓고 지원했어요. 그런데 되었다고 하니까 너무 좋았죠. 뭐랄까, 예기치 않게 찾아온 조그마한 선물인데 그 크기보다 훨씬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너무 많은 게 담겨 있어서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어렵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줬어요.

하늘: 캔라클은 사랑이라는 말을 활동 기간에 다른 분들이 많이 해주셨는데요, 공감하는 말입니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너무 어렵네요. 굳이 말하자면, 저에게는 새로운 기회? 처음이라는 키워드가 저한테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 첫사랑처럼요. 저는 캔라클이 처음 인권과 관련해서 한 클럽 활동이었는데요, 첫 시작을 너무 잘했으니까 이걸 계기로 포기하지 않고 쭉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나중에는 캔라클을 운영하는 사람이 되어보고도 싶고요.

지나: 그렇지만 아쉬움도 남아요. 계속 유지하고 싶고, 이런 공간을 확장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소수자성을 가진 사람들, 특히 유스 분들 중에 이런 커뮤니티가 필요한 분들이 훨씬 많을 거예요. 유스들은 자신이 원하는 커뮤니티에 속할 수 있는 선택지가 좁으니까요. 성소수자 청소년, 여성 청소년 등 혼자 개인으로 투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 모임 중간중간에 그 분들 생각이 났어요.
가시적인 성과를 굳이 내지 않더라도, 이 공간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돼요. 제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캔라클이 힘을 주고 있고요. 그렇기에 캔라클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추후에도 지속되어서 더 많은 분들께 닿고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아직은 이런 커뮤니티가 너무 부족하거든요.

Q. 그럼 여러분에게 캔라클 활동 기간 중 가장 마음에 남는 활동이나 발화는 무엇이었나요?

도현: 저는 두 개의 활동이 생각나요. <씨네토크>와 <나 아이데이션>이요. 그날 활동 자체도 그렇고 활동 이후에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도 너무 너무 유익하고 재밌었어요.

<씨네토크> 두 번째 세션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주제가 바뀌어도 재밌고 새로운 얘기가 나와도 재밌고. 이런 대화가 너무 좋은 거예요. 청소년 인권이라는 큰 틀 안에서 아는 얘기는 제가 할 수도 있고 모르는 얘기는 듣고 배울 수도 있으니까요. 첫 번째 세션이었던 <씨네토크-순영>에서는 제가 잘 몰랐던 여성 인권에 대해서 정말 많이 배웠고, 두 번째 세션인 <씨네토크-19禁>에서는 제가 학교 다니는 청소년이니까 당사자로써 말할 수 있는 것도 좋았어요.

<나 아이데이션>은 인권 그래프를 그리는 활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게 되어서 정말 재밌었어요. 제가 어떻게 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스스로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이 시간은 진짜 유익하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인권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정말 재밌었어요.

지나: 저도 <씨네토크-19禁>이요.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독립영화 «19禁 »을 보고 청소년 인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른 분들의 말씀 중 감명 깊었던 멘트들이 너무 많았어요. 청소년기를 겪고 계신 분도 계시고 겪어 내신 분들도 계셨는데, 각자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의견이나 생각들이 모여서 엄청 활발하게 대화했거든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로 편하게 이야기 나눠서 인상 깊었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들으며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고 공유하면서 더욱 생각이 확장되는 경험을 만끽한 시간이었어요.

자두: 모든 활동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정말 정말 좋았어요. 소그룹으로 모여서 사람들끼리 의견을 공유하고,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하며 배운 점이 많아요.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들, 놓치고 있던 시야, 단순히 분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장되는 사고 등 캔라클을 통해 제가 좀 더 배우고 한층 발전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지수: 음, 하나의 주제를 콕 집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고르자면, 영화 «순영»을 보고 대화를 나눴던 것이 크게 와닿았어요. 제가 노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요. 또, <일상 속 내가 마주한 인권 이야기, DAILY VLOG> 시간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날 소그룹에서 배리어프리와 LGBTI 인권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캔라클 분들과 함께 활동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이 정말 많이 확장되었어요. 그 전까지는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인지만 하고 있던 부분들이 직접 다른 분들의 경험이나 생각을 통해 들으니까 많이 공감되면서 더 또렷하게 다가왔어요.

현석: 저는 지금 딱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게, 캔라클에서 제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스며들었을 때 느꼈던 기분이에요. 사실 되게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제잖아요, 인권이라고 하면. 인권 침해, 차별, 혐오… 이런 이야기를 해도 내가 그걸 당할 땐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하지만, 막상 남 일이면 잘 안 와닿는 게 사람 마음인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캔라클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은 더 실감나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각자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얘기하니까 스며들게 되더라구요. 저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전보다 조금은 더 들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하는 점이 인상 깊어요.

은비: 캔라클도 그렇고 앰네스티에서 해주시는 멋진 활동들을 보면서 저는 감탄을 많이 하거든요. 이렇게 멋진 활동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죄송하게도, 제 기억에 남는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에요. 모임 시작마다 기분을 점수로 냈던 거 있잖아요, 그게 계속 기억에 남아요. 오늘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면 “나쁘지 않아”, “괜찮아”로 줄곧 대답해 왔는데, 점수로 표현해보니까 제 점수가 항상 낮은 거예요. 어떤 분들을 보면 오늘 점수를 10점 만점에 8, 9점 정도로 후하게 주시잖아요. 크게 대단한 일이 있지 않아도요. 그걸 보면서 나도 내 기분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사람으로 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기분에서도 잣대를 너무 높게 정해두었구나 싶더라구요. ‘9점이 되려면 이만큼 기뻐야지.’와 같은 거요. 오늘도 충분히 10점이 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그 정도의 하루이지 않을까? 왜 나는 내 기분에서도 엄청난 기준을 두는 걸까 등의 소소하지만 큰 울림이 있었어요.

하늘: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네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슬랙을 통해서 보내주신 인권 관련 기사와 영상들이 정말 와닿고 재밌었어요. 특히 페미니즘과 관련된 영상은 공감도 많이 되고,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바로잡아주었어요. 한국에서 사용되는 페미니스트라는 개념과 여기(캐나다)에서 사용하는 개념의 의미가 다르게 사용되는 것 같기도 하고, ‘페미니스트가 도대체 뭐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공유해주신 영상을 보면서 딱 제가 원하던 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Q.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인권이란 무엇인가요?

자두: 인권은 ‘반석’ 같아요. 반석이라는 게 단단한 돌이잖아요. 그 단단한 돌 위에 기둥이 세워지듯이, 인권이 있어야 사회가 세워진다고 생각해요. 반석처럼 인권이 가장 기초적인 거고, 처음부터 당연히 있어야 하고 필요한 거에요. 가장 기반이 되어야 하고요. 인권이라는 기반이 단단해져야 사회가 좀 더 똑바르게 세워지고 커질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기거든요.

현석: 인권은 ‘레고’ 같아요. 다 다른 모양인데 조립이 가능하고, 모이면 정말 무궁무진한 형태로 만들 수 있어요.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으면 밟아서 아픈 경험이 있는 것처럼 서로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거고, 각자 다른 모양이지만 뭉칠수록 더 멋있어지는 거요.

은비: 저는 말을 하는 것보다는 듣는 게 익숙한 사람이라, 인권을 멋있게 정의해서 말하는 건 참 어려워요. 그렇지만 제 방식대로 말해보자면 저는 인권을 ‘듣는 것’이라고 말할래요. 말하고 표현하는 것보다 듣고 이해하는 게 제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잘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억지로 누군가를 따라하거나 쫓아가려고 맞지 않는 노력을 하는 게 아니라, 당사자성이나 전문성을 띠지 않는 분야도 편견 없이 잘 듣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게 인권 아닐까요?

지수: 인권은 ‘뿌리’라고 생각해요. 어떤 것들이든 잘 자라기 위해서 뿌리를 내리고 기반을 잘 다져야 하잖아요. 뿌리를 잘 내려야 지탱이 되고, 뿌리가 양분을 잘 빨아들여야 잘 자랄 수 있는 거고요. 그렇지만 뿌리가 아무리 잘 내려도, 아무리 단단하고 양분을 잘 빨아들인다해도 그것만으로는 잘 클 수는 없어요. 혼자가 아니라 토양, 바람, 햇빛, 물 등 많은 요소가 다 같이 영향을 주고 받아야 해요. 저는 인권도 마찬가지 같아요. 개인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권이라는 기반을 잘 다져야 하고, 개인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정치, 사회, 교육 등 모든 요소가 맞물려 가는 거요.

하늘: 이번 연도에 관점에 바뀐 것 같은데, ‘생명이 많이 달려있는 개념’ 같아요. 기후변화, 재난, 가뭄, 전쟁, 그 외의 각종 사건 사고 등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들이 정말 많잖아요. 사람들의 삶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관심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지나: 평생 이뤄내야 할 것…? 매번 생각하고, 항상 떠오르고 고민하게 되는 ‘평생 과업’ 같아요. 진부해서 질색팔색하는 표현이긴 하지만, 정말 늘 저희 곁에 있고 없으면 숨도 쉴 수 없는 ‘공기’ 같기도 하고요.

도현: 인권이란 ‘나를 위한 것’이요. 인권이란 응당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가지고 있었는데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요. 인권이라고 하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물론 저도 누군가를 돕는 행위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제가 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다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나를 지키기 위해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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