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았던 지난 일요일, 국방부 앞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전거와 함께 모여 있었습니다. 바로 5월 15일인 ‘세계 병역 거부자의 날’을 맞이하여 국방부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자전거 행진을 시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세계 병역 거부자의 날’ 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11시까지 국방부 정문 앞에 모인 사람들은 행진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전쟁” 이라는 단어와 가장 상반되는 단어, 바로 “평화(PEACE)” 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국방부’라는 공간과 ‘평화’라는 단어를 온 몸으로 표현한 사람들이 문 하나를 두고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너의 평화가 나를 부를 때” 라는 문구를 적은 손수 만든 깃발을 들고 대학로로 자전거를 타고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도착지인 마로니에 공원에는 출발한 자전거 행진 대열을 기다리며 평화 난장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올해 2011년은 한국 병역거부운동 10년이 되는 해 입니다. 이번 평화 난장에는 10개 팀이 부스를 차리고 1시부터 5시까지 마로니에 공원에서 난장을 진행했습니다. 노래공연과 함께 1인 시위를 했던 참가자들의 후기, 자전거 행진단의 소감, 최근에 병역거부를 선언한 병역거부자와 최근 출소한 병역거부자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화난장에 참여한 단체들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평화 난장에서는 ‘세계 병역 거부의 날’ 을 기념하는 행사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군축 이슈들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에서는 팔레스타인에서 직접 공수해 온 수공예품을 판매했고, 버마의 어린이와 청소년 후원 단체인 ‘따비에’ 에서는 버마 어린이를 후원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또 ‘버마 어린이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들’ 과 ‘평화바닥’은 버마 도서관을 후원하는 장터를 열었습니다.
한편, 이 날 행사에서는 국제앰네스티 대학생 네트워크 학생들이 직접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촉구 청원 엽서쓰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받은 엽서들은 모두 이강구 헌법재판소장 앞으로 전달 될 예정입니다.
각각 방법은 다르지만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뜻으로 이번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너의 평화가 나를 부를 때”의 문구처럼,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