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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50주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50주년 로고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동료가 갑자기 사라지고, 자유를 요구하는 것이 수감 이유였던 어두운 군사독재 시절, 한국의 민주화 인사 약 20명이 모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첫 창립회의를 열었습니다.

1972년 창립 이후 한국지부는 자신의 사상과 양심, 정치적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갇힌 양심수 석방, 사형과 고문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등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권력에 맞서는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그 때문에 지부장과 이사진이 수감되기도 하였습니다.

서슬 퍼런 독재 속에서도 회원들은 구금된 민주화 인사들의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렸고 그 덕분에 전 세계가 한목소리로 故김대중 대통령의 사형 집행 중단을 촉구하고, 故 문익환 목사의 석방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의 흐름에서 시작된 한국지부는 이후 시민사회의 발전과 함께 일본군 성노예제 생존자들의 정의회복 운동, 한미FTA 반대 촛불집회와 용산참사에서의 과도한 경찰력 사용의 문제, 한국의 이주노동자 문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등 활동 범위를 계속 넓혀왔습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의 인정, 낙태죄 폐지 결정 등 역사적인 인권 승리를 함께 하며 우리는 인권 운동이 멈추지 않는 한 사회는 진전한다는 것을 확인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위협과 도전에 직면해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을 더욱 불확실하고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전염병에 취약한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 반복된 격리와 거리두기로 고립된 돌봄 노동이 급증한 여성들, 동선 공개 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공격당하는 성소수자까지, 우리 사회가 배제하고 소외시켰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전례 없는 규모의 인권 위기인 기후위기는 전 세계의 불평등과 차별을 심화시키고 인류의 미래와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아동과 청소년, 저개발국의 주민 등 탄소 배출에 책임이 가장 적은 사람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기후위기에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바이오 기술, 커지는 빈부격차, 차별과 증오를 부추기는 지도자와 선동가들의 행태는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그러나 위협만으로 가득했던 것은 아닙니다. 거리에서 만날 수 없는 한국의 시민들은 군부의 폭력진압으로 고통받는 미얀마 시민들을 위해 연대 사진과 메시지를 자신의 소셜 계정에 공유하고 지지를 보냈습니다. 또한 인류와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생존이 걸려있는 긴급한 기후변화 대응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기성세대와 정부를 향해 국내 외 많은 유스Youth들은 자신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한 투쟁에 나섰습니다.

새롭고도 강력하게 부상하는 인권위기에 맞서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모두가 인권을 누리는 세상”을 향해 다시 한번 힘차게 나가고자 합니다.

인권에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그 누구의 생명과 안전도 배제하지 않도록 용감히 목소리 낼 것 입니다. 모두가 인권을 누리는 세상은 평등과 비차별의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에서 가능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앞으로 10년간 표현의 자유와 시민활동, 평등과 비차별 옹호를 우선순위로 활동합니다. 특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25년까지 젠더 정의와 교차 정의를 찾는 활동에 주력하겠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젠더와 다양성, 교차성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하는 젠더 기반 폭력과 증오 범죄와 싸우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또한 기후위기가 인권의 위기임을 명백히 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 문제에 맞서 시민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기후정의Climate Justice활동에 집중할 것이며, 자유를 억압하는 국제 인권위기에 맞서서 한국의 목소리를 전달하겠습니다.

우리의 활동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인권 영향력 Human Rights Impact’ 중심의 활동을 해나가겠습니다. 어떤 활동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명확하게 목표하고, 달성하고, 성찰하고, 발전시키며 나아가겠습니다.

우리의 모든 활동은 전 세계 사람들의 인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적인 인권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을 찾겠습니다. 우리의 회원과 인권 지지자들에게 국제적인 인권 위기를 알리고, 국제 연대에 더 많은 참여를 촉진하며, 정부와 기업, 미디어의 반응을 이끌어내겠습니다.

효과적인 캠페인, 액티비즘, 인권교육을 통해 우리 모두의 인권의식을 높이고 인권옹호활동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인권을 둘러싼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은 암울하고, 우리의 자원은 충분하지 않지만, 시도하기를 주저하거나 실패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재빠르게 행동한다면 우리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국내외 다양한 인권활동에 참여한 한국의 시민들은 누구나 자신이 ‘인권옹호자’임을 인식하고 이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인권 활동이 당연하고 환영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담대하고 혁신적인 인권 캠페인을 이끌어가겠습니다. 용감한 인권옹호자 시민들과 손잡고 강력한 인권 위협과 과제들을 뛰어넘는 앞으로의 10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2022.03.28
윤지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윤지현 프로필 사인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윤지현 프로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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