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를 위한 올데이 북클럽을 다녀와서
김도현 (19)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유스입니다. 저는 친구의 추천으로 앰네스티 오프라인 행사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전 앰네스티에서 오프라인 만남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반가워 주제에 대한 별 고민 없이 바로 신청했고, 이후에 참가 확정 문자를 받고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요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유스 참여자들께서 참석하셔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사자로서 우리의 인권에 관심 있는 이들이 이토록 많이 모인 것에 괜스레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산뜻한 분위기 속에서 총 3개의 세션으로 진행된 이번 북클럽에서는 유스 당사자로서 어떤 권리가 있고, 우리가 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희진 변호사의 강의로 우리 유스가 갖는 ‘아동 권리’가 무엇이고 어떤 권리를 보장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국제법과 국내법에서 우리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어떻게 정하고 있으며, 그것을 실제 사례를 통해 함께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법과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저였지만,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 우리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우리나라처럼 제도가 잘 갖추어진 국가에서도 제도에 속하지 않아 보장받지 못하는 아동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바로, 난민이나 미등록 체류자의 자녀들과 같은 ‘미등록 이주 아동’의 현실이었는데요. 그들은 출생신고나 국적이 등록되어있지 않아 제도상의 권리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땅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유스들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처음 알게된 저는 가슴 아프면서도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한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결국 이러한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모두가 당연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진행된 세션은 실제로 유스의 인권을 사회에 외치고 있는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키의 유경 활동가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은선 활동가가 직접 진행한 사회운동을 소개하며 다양한 우리의 권리에 대해 들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청소년 단체에서 유스의 권리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실제 활동가들의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펼쳐진 이야기들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유스로서 일상에서 느껴왔던 불편함, 어린 사람들을 같은 사람으로 존중하지 않는 현실에 우리가 어떻게 맞서고 어떤 세상을 일궈가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특별히 돋보였습니다. 책의 일부분을 함께 읽고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요. 역시 사람의 생각은 무궁무진한 것일까요? 분명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읽었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눌 때는 각자 다른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어서 더욱 알차게 진행된 것 같았습니다. 또, 앞선 섹션에서 진행한 강의의 내용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나누며 우리 내면의 고민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쉽지만 오늘의 북클럽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간만에 여러 사람과 만나 우리의 권리에 대해 듣고 말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생겨 사람들 사이의 인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