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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치하 1년.. 폭력과 면책 그리고 거짓된 약속

2021년 10월 21일, 카불에서 탈레반 일원이 여성 권리를 위해 시위하는 여성을 막아서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치하 1년, 폭력과 면책 그리고 거짓된 약속

1년 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탈레반은 인권의 지속적 탄압, 소수집단 박해, 평화시위의 폭력적 진압, 여성인권 탄압, 공포 확산용 즉결 처형 등을 저질러왔다고 국제앰네스티가 15일 밝혔다.

탈레반 치하 1년, 폭력과 면책 그리고 거짓된 약속(Afghanistan: The Rule of Taliban: A year of violence, impunity and false promises)’ 에는 탈레반 통치하에 지난 1년간의 인권유린이 기록 되어있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권리, 언론 자유, 정부 관계자 사면 등을 약속한 탈레반은 탈레반 세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고문, 보복살인, 강제 퇴거하는 등 잔학한 만행에 대해 폭넓은 면책을 허용하고 있다.

1년 전 탈레반이 인권 보호 및 증진에 대해 공개적인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20년에 걸쳐 향상된 인권의식을 이렇게 단 시간 내 무산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탈레반이 완전면책을 받아가며 무력 탄압으로 통치하자 변화에 대한 모든 희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지역 국장 야미니 미쉬라Yamini Mishra

“임의 구금, 고문, 실종, 즉결 처형은 다시 일상이 되었다. 여성과 소녀들은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고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되어 모든 권리를 빼앗긴 채 암울한 미래에 직면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탈레반에 국제법상 중대한 인권유린과 범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사실상 당국으로서 탈레반은 조속히 아프간 국민의 권리를 재건하고 보호 및 증진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인권 위기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탈레반에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유의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지역 국장 야미니 미쉬라는 전했다.

표현과 집회의 자유

국제앰네스티는 평화시위를 진압하는 탈레반 보안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상세하게 조사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보안군이 비무장 시위대에 발포하고 구타를 가해 평화 시위대를 진압했다.

헤라트 주에 거주하는 한 시위자는 보안군의 만행에 대해 국제앰네스티에 증언했다. “길거리 도랑 피 웅덩이에 남성 한 명이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살해당한 것 같았다… 손 골절 부상을 입었는데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될까 두려워 병원에 가지 못했다.”

탈레반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며 인권운동가와 시민사회활동가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 중 상당수는 인권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학대, 협박, 구금되었고 심지어 살해되기도 했다.

언론의 자유도 탄압되었다. 2021년 9월 19일, 아프간 정부 미디어·정보센터GMIC는 언론인들에게 ‘이슬람에 반하거나 국가 인사들을 모독’하는 기사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 한 해 동안 80명이 넘는 언론인들이 평화적인 시위를 보도한 혐의로 체포되어 고문을 당했다. 한 기자는 국제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다리를 너무 심하게 구타당하고 채찍을 맞아 일어설 수도 없다. 석방 후 가족은 이 사건에 대해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이를 어길 시 탈레반은 가족을 전부 체포할 권리가 있다는 조건이었다”고 증언했다.

임의 구금, 체포 및 학대

2021년 8월부터 탈레반 칙령을 어기거나 전 정부와 협력했다는 혐의를 받는 아프간인들을 탈레반 병사들이 구타하고 고문한다는 보도가 곳곳에서 퍼졌다.

민간인 수백 명이 불법 구금되었고 체포 과정에서 상당수가 개머리판이나 채찍으로 구타당했다. 여성 시위자 사히바*가명는 탈레반 보안군에게 벗어났을 때 온몸이 멍으로 덮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법정, 기소 등 그 어떠한 적법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거리에서 납치되어 민영 교도소에 수일간 구금되었다. 가족도 변호사도 만날 수 없었다…. 같은 방에 있던 여성과 소녀 몇 명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사히바는 전했다.

즉결 처형과 강제 실종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후 발생한 보복살인, 저항세력 혐의자 즉결 처형 등의 범죄는 전쟁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

수백건의 즉결 처형이 단행되었고 총상이나 고문 흔적이 있는 시신들이 발견되었다. 이전 정부 시절 활동했거나 탈레반 저항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인물 수십 명이 실종되어 행방이 묘연하다.

토라브 카카르34세는 아프간 국방안보군ANDSF에서 복무했던 친구인 잘랄이 탈레반으로부터 ‘사면 편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에 끌려갔다고 증언했다.

“탈레반은 울고 소리지르는 잘랄의 아내와 아이들, 부모, 동생들이 앞에서 잘랄의 손을 뒤로 묶고 눈을 가린 채 계속 때렸다.” 잘랄의 가족이 그를 찾으려 하자 지역 정보국장으로부터 수색을 중단하라는 협박을 받았다.

소수 민족과 종교 박해

탈레반이 집권한 지 몇 주 만에 하자라, 투르크멘, 우즈벡 등 민족의 땅을 빼앗아 추종자들에게 포상을 하기 위해, 파슈툰계 아프간인이 아닌 사람들은 집과 농장에서 강제 퇴거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발흐주, 헬만드주, 다이쿤디주, 칸다하르주, 우루즈간주 등 아프가니스탄 전국에 걸쳐 강제 퇴거가 보고되었고 국내실향민이 대량으로 발생했다. 유엔은 2022년 6월 기준 아프간 국내실향민 인구가 82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2021년 8월 30일 탈레반은 다이쿤디주에서 17세 소녀를 포함한 13명의 하자라인을 불법 살해했다. 국제앰네스티가 확보한 목격자들 증언에 따르면 탈레반은 투항한 국방안보군ANDSF의 전 조직원 9명을 죽이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규제

탈레반은 집권 후 여성을 상대로 점점 강도 높은 폭력을 가하고 있다. 때로는 가족 구성원들을 처벌하기 위해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전 아프간 보안군의 부인인 리다22는 임신8개월차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탈레반 무장세력 두 명의 총에 맞아 두 명의 아이2살 ,4살와 함께 숨졌다.

강한 규제에 박탈당한 자유와 권리를 요구하고자 평화적인 시위에 참여했다가 수십 명의 여성이 체포되고 고문을 당했다.

탈레반은 수백만 명의 아프간 소녀들의 교육권을 억압하고 있다. 2021년 9월 17일 중학교가 다시 문을 열자 탈레반은 6학년 위로 여학생들의 등교를 금지했다. 탈레반은 여교사를 더 모집하고 ‘성별분리 교육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임시 조치라고 주장했으나 탈레반이 주장한 계획은 지금까지 그 어느 것도 시행되지 않았다.

카불 출신의 29세 교사인 미나*가명은 국제앰네스티에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학교와 학생, 선생님을 떠올리며 교사복을 바라보지만 집에 갇혀 못 나가고 있다”며 딸의 미래에 대한 절망감을 전했다.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지역 국장 야미니 미쉬라Yamini Mishra“아프간 전 국민의 인권이 붕괴되는 것을 강 건너 불 지켜보듯 방관해서는 안 된다. 아프간인들이 1년 동안 견뎌온 악몽을 종결지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단결되고 유의미한 국제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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