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반가웠습니다. 빛바랜 사진으로만 그리고 지난 시대에 ‘무서운 이름’으로만 기억되던 양심수 여러분들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저희 앰네스티 후배들은 감격했습니다.
요즘처럼 추운 감옥소에서 영어의 생활을 버텨온 분들이 이제 우리 민주화의 초석이 되어 이 사회의 변화모습을 지켜보고 계시다는데 뿌듯했습니다. 앰네스티 활동을 하고 있는 저희에게는 지금 한창 정부나 국회, 공기업 등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선배들이나 조용히 은둔생활을 하시는 선배들 모두가 자랑스런 앰네스티 양심수였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친근감을 느꼈습니다.
제1회 국제앰네스티 한국의 양심수 사진전을 인사동의 유명한 학고재화랑에서 갖게 된 것만해도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민주화됐다는 것이지요. 언론사에서 찾은 옛 사진들에 나타났던 기개와 고집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많이 사라졌지만 우정 찾아주신 양심수 선배들의 따뜻한 표정으로 건네는 인사 한마디에 저희가 너무 늦게 모신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도 느꼈습니다.
경황 중에 제대로 대접도 못하고 보내드려 죄송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성황리에 끝나고 일부 지방에서 순회전시를 요청해와 일정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전국 전시회를 통해 아직까지 엄존해 있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사형제도 폐지를 꾸준히 홍보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묻혀진 양심수들을 더 많이 만나서 내년, 그리고 후내년까지라도 이 전시회를 이어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나태한 저희 자세를 가다듬고 내년에는 양심수 지정과 석방을 위한 원칙적인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더욱 건강하셔서 후배들의 활동에 충고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전시를 허락해주신 양심수 여러분들과 김성철 작가, 우찬규 학고재 사장, 김지량 한국지부 간사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2005년 12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지부장 남영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