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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나눔의 집을 다녀와서

얼마 전까지 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저 일본군의 잔인한 전쟁 범죄이고 마땅히 사과해야 할 문제로만 생각했었고, 이를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법원의 판결과 정부 관계자들을 볼 때마다 화를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국제앰네스티 대학생네트워크(이하 ‘앰대’)에서 ‘전쟁과 여성’이라는 화두로 이 문제를 접하면서부터는 이것이 절대로 단순히 분노만으로 덮어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앰대는 올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전쟁 범죄에 대한 학습과 활동을 해왔다. 전쟁기념관에 다녀오고 일본군 ‘위안부’와 소년병에 대해 공부했으며, 여름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주관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반기 MT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처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있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일본군에 의한 1차적 피해와 무관심이라는 2차적 피해를 고스란히 받으면서 묵묵히 견뎌온 할머니들의 증언과 용기가 가슴을 때렸다. 김학순 할머니와 일본에 계시는 송신도 할머니의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는 증언은 특히 인상 깊었다. 그리고 ‘위안부’ 역사관에는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라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비가 있었다. 할머니들의 증언은 일본에 대한 맹목적이고 국수주의적인 분노는 있지만 이 사태의 본질적인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할머니들이 느꼈던 좌절과 아픔을 방관만 했던 나에게 도전이 되었다.

이제 한국의 시민들은 ‘위안부’ 피해 사실에 대한 분노만큼 전쟁의 잔인함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 전쟁 범죄 피해자들의 아픔을 보살펴야 하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한국 사회 전반에 내려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화는 나지만 알고 싶지 않은 역사로 방치된 채 시간은 흐르고 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나는 역사를 바로잡고 할머니들이 기쁜 마음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 국제앰네스티 대학생네트워크 운영진 박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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