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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유럽지부 모금가들과의 만남 – 2011 European SkillShare

앰네스티에는 각 파트별로 IS(국제사무국)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이 중 모금 담당자들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2년마다 한번씩 개최되는 ‘SkillShare’라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그 이름처럼 각 지부의 성공적인 모금기법을 서로 공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전 세계 지부 모금가들이 모이는 ‘Global SkillShare’, 유럽지부들의 모금역량 강화를 위한 ‘European SkillShare’, 미주지부들을 위한 ‘Americas SkillShare’ 등의 세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원래 유럽지부가 아니면 참가가 어렵지만, IS의 특별한 배려로 한국지부 모금팀은 이번 ‘European SkillShare’에 아시아지부 중 최초로 참가할 수 있었고 이제부터 짧았던 3일 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이번 ‘European SkillShare’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되었으며 총 15개국 27명의 모금가들이 참석했습니다. 본 행사의 목적은 ‘유럽지역 중소규모 지부의 모금역량 강화’였기 때문에 몇몇(영국, 덴마크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작은 지부들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총 3일간 7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앞부분은 발표자가 주제에 관해 30여 분 정도 지부현황/성공사례 등을 발표하고 나머지 시간은 참석자들이 그룹별로 토론을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그룹토론 및 작업은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방식이라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고 어색했지만 다른 참석자들이 잘 이끌어주었고 한국에 대한 관심 또한 많아 저도 많은 의견을 내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모든 참석자들이 도착하는 스케쥴이었기 때문에 그 날은 간단한 환영회와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전 참석자 중 유일한 아시아인에게 보내졌던 관심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집중적인 질문포화에 저는 다른 사람들이 디저트를 먹을 때가 되어서야 메인요리에 포크를 댈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영어로 대화를 했지만 국가별로 천차만별인 발음과 억양으로 처음에는 말을 알아 듣기가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석자 중에는 쉴 새 없이 영어(20%)와 이탈리아어(80%)를 섞어서 열변을 토하던 이탈리아 F2F(거리회원모집) 담당자와 삼성 휴대폰과 현대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게 한국브랜드인줄 모르고 있던 슬로베니아 모금팀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첫째 날 오전에는 ‘모금사례 발굴과 개발’에 대한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덴마크 지부의 발표가 있었고 이후에는 그룹별로 캠페인 사례를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례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기 위해 총 15개의 그림이 제시되었는데(꽃, 총, 집, 케이크 등), 재미있는 것은 5개의 그룹 중 ‘케이크’를 선택한 그룹이 3개였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선택한 그룹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역시 따듯한 감정의 긍정적인 전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설득력이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전화모금’에 대한 세션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전화모금에 있어서는 최강이라 불리는 덴마크 지부의 발표가 진행되었고 이후 그룹별로 전화모금 기획 및 스크립트 작성, 그리고 두 명씩 짝을 지어 롤플레잉을 해보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세 번째 섹션은 ‘기금모금’에 대한 IS의 간략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둘째 날 오전에는 ‘회원유지율’에 대한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벨기에 지부의 발표가 있었고 이후에는 그룹별로 새로운 유지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참석한 지부들과 비교하면 한국지부의 유지율 프로그램은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세션 내내 강조되었던 회원 그룹 생성 및 관리는 아직 한국지부에서 원활히 시행되고 있지 않은 부분이어서 큰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앰네스티 모금 인트라넷 사용법에 대한 강의와 함께 세 가지 주제(기업제휴, 유지율, 디지털모금)에 대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룹별로 발표하는 세션이 있었습니다. 한마디라도 자기 생각을 더 얘기하려고 흥분하는 참석자들과 함께한 그 시간은 회의 중 침묵에 더 익숙한 제게 있어서는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오전까지만 진행되었으며 ‘캠페인과 모금의 통합’에 대한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영국지부의 발표가 끝난 뒤 그룹별로 새로운 캠페인을 기획하고 각 팀이 맡아야 할 역할을 생각해보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대형빔프로젝트를 통해 양심수의 이름을 외벽에 쏘는 캠페인, 석유회사 Shell을 겨냥하여 몸에 기름을 바르고 모이는 플래시 몹 캠페인 등 여러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되었으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재미 외에도 각 팀간의 통합적 업무진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정신 없이 흘러간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과 너무도 많이 닮은 터키의 거리를 뒤로 하면서 한동안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했던 타 지부 모금가들과의 만남과 그들의 따뜻했던 환대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행사기간 동안 얻었던 많은 지식과 경험에 대한 기쁨 때문이었을까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새하얗고 귀여운 구름 떼를 내려다보며 내년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이 행사에 참석하여 많이 듣기 보다는 더 많이 우리의 경험을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지부는 아직 작은 지부이고 모금사업 또한 이제야 막 본격화 되기 시작했지만 이런 경험들이 모여 우리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Asian SkillShare’가 신설되어 한국지부의 모금가들이 그 중심에 서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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