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전경옥 이사장 취임인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회원 여러분
3월 10일과 11일에 걸쳐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21기 이사회가 순조롭게 구성될 수 있게 지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틀 간의 정기총회는 한국지부가 당면한 우선순위 과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새롭게 구성된 21기 이사회가 집중해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를 알려주었습니다. 현재 국제앰네스티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가난, 폭력, 불평등 등과 같이 인간의 품위를 훼손시키는 인권침해의 종말입니다. 우리의 의지를 모아 그 날을 앞당기는 것은 저를 비롯해 한국지부 회원 여러분과 함께하기로 다짐한 이사회 전체의 사명이며 책임입니다. 이를 위해 국제앰네스티가 주목하고 있는 핵심사업에 함께하고, 한국의 인권상황 향상을 위해서도 국제적 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기여할 역할을 간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중심에 차이와 차별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많은 경우 다양한 조건으로 인한 서로 다름을, 차별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삼으며 여성들에 대한 폭력을 일상화하고 거기에 대해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습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이나 경제적 능력이 사람을 차별하는 기준이 되며 이 중에서 여성은 이중의 피해를 입지만 아직 많은 나라에서는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명예살인이 당연시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화적 살인 때문에 여성들은 난민이 되어 떠돌기도 합니다. 전쟁은 여성의 생물학적 약점을 쾌락과 승리를 위해 마구 짓밟지만 이를 전쟁범죄라고 생각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앰네스티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대변합니다.
앰네스티는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한 가지 가치를 통해 하나가 됩니다. 많은 경우 우리 각자가 가진 삶의 조건을 넘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기 쉽지 않습니다. 발전의 뒷면, 안락의 이면을 잘 보기는 어렵습니다. 내 것, 내 노력, 내 보상은 아끼기 쉽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인색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될지 모릅니다. 앰네스티는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널리 알리려 노력합니다. 내가 함께 걸어 준 길이 언젠가는 나를 위해 다른 사람들이 걸어 줄 것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앰네스티 회원 여러분, 우리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소통이 어려워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투명한 절차와 적극적인 참여만이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자주 권력과 권위의 진정한 의미를 혼동하여 불신을 떨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표와 방법을 정하는데 아집을 버리고 상식을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국제앰네스티의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면서 우선순위와 실천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지부의 판단과 책임을 분명히 하며 그 가운데서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여러분의 지지와 비판을 존중하겠습니다.
2012년 3월 20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 전경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