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블로그

무한기다림

매주 토요일 6시 30분, 본방사수를 기대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잃어버린 지 벌써 13주째 접어든다. 이 땅의 지친 수험생들과 고단한 88만원 세대, 노동자의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주던 90분간의 웃을 권리마저 빼앗긴 억울한 심정.

Ⓒ무한도전 ‘무한상사, 봄맞이 야유회’

Ⓒ무한도전 ‘무한상사, 봄맞이 야유회’

‘누가 빼앗아 간 걸까? MBC노조일까? 대통령일까? MBC 사장일까? ’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알고 보면 꽤 오래 전부터 정치권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한 시도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대표 신문사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이미 독립성과 자주적이라는 명제와 건전한 비판의식을 잃고 현 정권의 정책을 우호적으로 보도한다. 그 결과, 신문 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낮아졌다. 신뢰도가 낮아지니 더불어 2000년 59.8%였던 구독률이 2010년에 29.0%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굿바이 MB, 변상욱, 한언). 주요 신문들은 진실을 전달해야 하는 언론의 목적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갔다.

이미 신문을 일차적으로 장악한 정권은 이제 눈을 돌려 방송사까지 점령하고자 했다. 정권이 무턱대고 방송사를 장악할 수 없으니 메이저 신문사가 방송사를 장악할 수 있도록 꼼수를 쓴다. 알고 보면 신문과 방송의 겸영 허용 안건은 MB정부 집권 초기 2008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문은 사양산업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걸 일찌감치 깨닫고 세력을 키울 궁리를 시작했던 것이다.


ⒸYTN ‘돌발영상’

우리나라의 방송을 관리, 감독하고 징계를 내리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동아일보 정치부장이었던 최시중이 임명된 이후부터 방송매체는 정보 전달의 객관성 원칙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가장 공정한 판단을 내려 프로그램의 존폐와 방송 여부를 가려야 하는 기관마저 시비를 가리지 못하는 색안경을 끼게 된 것이다. MBC PD수첩 같이 현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은 스크린 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 다음은 YTN! 유일한 24시간 뉴스채널이었던 YTN은 사장이 구본홍으로 임명된 이후 골칫거리였던 돌발영상이 사라지게 된다. KBS도 빗겨갈 수 없었다. 정연주 사장은 강제해임 당했다. 혐의를 밝혀내려고 백방으로 검찰이 뛰었으나 결백했다. 결국, 혐의입증증거 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MBC 노조파업 현장

마지막 목표물, MBC만 남았다. 그동안, MBC를 온갖 외압과 간섭으로부터 보호해줬던 방송문화진흥회에 김우룡의 등장으로 MBC가 더 위태로워졌다. 게다가 엄기영 사장이 사퇴하고 난 뒤,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으로 임명되었다. 사내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낙하산으로 임명된 본부장을 퇴출하여 잠잠해지나 싶었더니 다시 친MB인사들에게 부사장 사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리하여 현재 MBC 노조의 파업이 지속되고 있고 사장인 김재철이 사퇴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영화 한편이 뇌리를 스친다.

조지클루니가 감독하고 출연까지 한 ‘굿나잇 앤 굿럭’. 1940-50년대 미국은 공산권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당시 미국 사회를 레드 콤플렉스로 빠트린 상원의원 조셉 매카시와 “빨갱이 마녀사냥”에 반기를 든 언론의 양심을 대변한 CBS 뉴스맨 에드워드 머로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조셉 매카시의 광적인 빨갱이 색출 작업으로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공산주의자로 몰리는 일이 발생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실존 인물 에드워드 머로와 프로듀서 프레드 프렌들리는 인기 뉴스 다큐멘터리 “SEE IT NOW”를 진행하며 매 회 논란의 여지를 불러 일으킨다. 매카시의 힘에 맞서려는 사람이 없을 때, 머로와 그의 동료들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부당함에 정면으로 맞선다.

진정한 힘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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