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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가자 일가족 몰살 … 반박할 수 없는 전쟁 범죄의 증거 발견

©Ahmad Hasaballah/Getty Images

2023년 10월 20일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가자 일가족 몰살 … 반박할 수 없는 전쟁 범죄의 증거 발견

이스라엘 점령군이 군사점령된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격을 계속 심화하는 가운데, 국제앰네스티가 무차별 공격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불법적 공격의 증거들을 확보했다. 대규모 민간인 사상을 초래한 이 공격들은 전쟁 범죄로서 조사되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증언과 인공위성 이미지 분석, 사진과 영상 자료 검증을 통해 10월 7일~12일에 이스라엘 점령군이 감행한 공중 폭격을 조사했다. 이 공격들은 참혹한 파괴를 초래했으며, 온 가족을 몰살시키기도 했다. 아래 내용은 이러한 불법 공격 5건에 대한 국제앰네스티의 심층 분석 결과다. 각 사건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은 민간인 보호를 위해 가능한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민간인과 군사적 목표를 구분하지 못한 채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거나, 민간 대상을 직접 겨냥했을 수도 있는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국제인도법을 위반했다.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하마스를 파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썼다고 주장하는 이스라엘 점령군은 민간인의 생명을 충격적으로 경시했다. 그들은 거리마다 세워진 주거용 건물들을 산산히 무너뜨려 민간인을 대거 살해하고 필수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한편, 물, 의약품, 연료, 전기 공급 중단과 같은 새로운 규제를 부과해 그 결과 가자는 필수적인 자원들이 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목격자와 생존자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팔레스타인 가족들을 어떻게 대량 학살했는지를 몇 번이고 강조해 증언했다. 이러한 파괴 끝에 살아남은 친척들은 잔해 말고는 사랑하는 가족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16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불법 봉쇄는 가자를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으로 만들었다. 국제사회는 이곳이 거대한 묘지가 되지 않도록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

–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여기 제시한 다섯 사례는 국제앰네스티가 기록한 참사의 극히 일부로서, 이스라엘의 공중 폭격이 가자 사람들에게 끼치고 있는 파괴적인 영향을 보여준다. 16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불법 봉쇄는 가자를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으로 만들었다. 국제사회는 이곳이 거대한 묘지가 되지 않도록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에 대한 불법 공격을 즉시 중단하고, 민간인 및 민간 시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이행할 것을 이스라엘 점령군에게 촉구하고 있다. 국제법상 심각한 침해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스라엘의 동맹국들은 포괄적인 무기금수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

가자에 있는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10월 7일 이후로 이스라엘 점령군은 가자지구에서 수천 회의 공중 폭격을 실행해 최소 3,793명을 살해했고 이 중 대다수는 민간인이며 아동 1,500여 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밖에 약 1만 2,500명이 다쳤고, 1,000구가 넘는 시신이 아직도 잔해 속에 갇혀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10월 7일, 가자지구 기반의 무장 단체들이 전례없는 공격을 감행한 이후로 다수의 민간인을 포함한 이스라엘인 1,400여 명이 숨졌고, 약 3,300명이 다쳤다. 무장 단체들은 로켓을 발포하고 이스라엘 남부로 전투원들을 보내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하고 인질을 잡는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이스라엘 군은 이 전투원들이 200여 명의 민간인 인질과 군사 포로를 가자지구로 데려갔다고 말한다.

아녜스 칼라마르는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민간인 인질을 시급히 석방하고, 무차별 로켓 발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하마스와 기타 무장 단체들에 촉구하고 있다.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살해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격이 시작되고 몇 시간 후, 이스라엘 점령군은 가자에 대규모 폭격을 시작했다. 이후 하마스와 기타 무장 단체들 역시 이스라엘 민간 지역에 무차별 로켓 발포를 지속하며 공격을 벌였는데, 이 또한 전쟁 범죄로서 조사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점령된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 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이 급증하고 이스라엘의 지원 속에 정착민들의 폭력이 격화되면서 팔레스타인인 아동 20명을 포함한 최소 69명이 이스라엘 점령군 또는 정착민들에게 살해당했다. 이 또한 국제앰네스티가 조사 중이다.

국제앰네스티는 계속해 가자에 일어난 수십 건의 공격을 조사하고 있다. 아래 조사 결과는 주거용 건물, 난민캠프, 가옥, 공설 시장을 타격한 다섯 건의 불법적인 공격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스라엘 군은 군사적 표적만 공격한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사례에서 국제앰네스티는 공격 당시 인근에 전투원 또는 기타 군사적 목적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또한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게 효과적인 사전 경고를 주지 못하는 등 공격 전에 모든 가능한 예방조치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것도 확인했다. 몇몇 경우에는 민간인들에게 전혀 경고를 보내지 않았고, 부적절한 경고를 보낸 경우들도 있었다.

아녜스 칼라마르는 “우리의 조사는 이스라엘의 폭격 작전 중 전쟁 범죄가 자행되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보여주며, 이는 시급히 조사되어야 한다. 수십 년간 이어진 불처벌과 불의, 그리고 지금의 작전이 초래하는 전례 없는 수준의 죽음과 파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에 더 심한 폭력과 불안정을 가져올 뿐이다.”라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 검찰국은 분쟁의 모든 당사자가 국제법 아래 저지른 전쟁 범죄 및 기타 범죄를 입증하는 증거에 대한 현행 조사를 시급히 진척시켜야 한다. 정의를 바로 세우고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인종차별적인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폐지하지 않는 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민간인들의 끔찍한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가자에 대한 가차 없는 폭격은 이미 극심한 인도적 위기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16년간 이스라엘의 불법 봉쇄가 지속되면서 가자의 보건 체계는 이미 붕괴 직전이며, 경제는 파탄이 났다. 병원들은 무수한 부상자에 대처하지 못할 뿐더러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과 장비 또한 턱없이 모자르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가자 사람들에게 필요한 식량, 물, 전기, 연료를 차단해 버린 완전한 봉쇄를 중단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반입을 긴급히 허용할 것을 촉구하기를 요청한다. 국제사회는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오랜 봉쇄를 해제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에 해당하는 이 봉쇄는 전쟁 범죄이며, 이는 이스라엘이 부과한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핵심적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당국은 인구의 강제 이주로 간주될 수 있는 ‘대피 명령’을 철회해야 한다.

가자의 민간인들이 치르는 대가

국제앰네스티는 10월 7일에서 12일 사이에 가자지구에 발생한 이스라엘의 공격 5건을 조사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진입을 요구하는  국제앰네스티의 모든 요청을 거부하거나 미응답으로 답했다. 이에 우리 단체는 가자의 공격 현장에 방문해 증언 및 기타 증거를 수집한 가자의 현지 활동가들과 협력해야 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관들은 이 보고서에서 다룬 5건과 관련해 생존자 및 목격자 17인, 그 외 희생자의 친척 6명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위기 증거 연구소Crisis Evidence Lab는 공격 현장의 인공위성 이미지를 분석하고 사진 및 영상을 검증했다.

아래 기술한 5건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민간인 보호를 위해 모든 가능한 예방 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민간인과 군사적 목표를 구분하지 못한 채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거나, 민간 대상을 직접 겨냥했을 수도 있는 공격을 감행하는 등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공격을 자행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국제인도법에 따르면,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민간인 및 민간 대상과 전투원 및 군사적 목표를 항시 구분하고, 오직 전투원과 군사적 목표에만 공격을 겨냥해야 한다. 민간인 및 민간 시설에 대한 직접 공격은 금지되어 있으며 이는 전쟁 범죄다. 무차별 공격―공격 목표를 구분하지 못한 공격―역시 금지되어 있다. 무차별 공격으로 민간인이 죽거나 다친 경우,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불균형적인 공격―민간인과 민간 시설상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악이 ‘구체적으로 예상되는 직접적인 군사 이익’보다 지나치게 큰 공격―역시 금지 사항이다. 이러한 점을 알면서도 불균형 공격을 감행하는 것 역시 전쟁 범죄다.

온 가족이 몰살당하다

10월 7일 저녁 8시 20분경, 이스라엘 점령군은 가자 시의 알-자이툰al-Zeitoun 지역에 있는 주거용 3층 건물을 공격했다. 이곳은 알-도스al-Dos 가족 3대가 머물던 곳이었다. 이날 공격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가족 15명이 살해당했다. 희생자는 아우니 알-도스Awni al-Dos와 입티쌈 알-도스Ibtissam al-Dos, 이들의 손주이자 이들과 동명인 아우니12세와 입티쌈17세, 아델 알-도스Adel al-Dos와 일함 알-도스Ilham al-Dos 그리고 그들의 자녀 5명 전원 등이다. 생후 18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아담Adam이 가장 어린 희생자였다.

우리 가족의 삶 전체가 파괴되었습니다.

– 다섯 살 난 아들을 잃은 아버지 모함마드 알-도스Mohammad al-Dos

이날 공격으로 다섯 살 난 아들 라칸Rakan을 잃은 모함마드 알-도스Mohammad al-Dos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폭탄 두 개가 건물 꼭대기에 떨어지며 건물이 파괴됐습니다. 아내와 저는 맨 위층에 있었던 터라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임신 9개월이던 아내는 충격으로 그  이튿날 알-쉬파 병원에서 아이를 낳기도 했습니다. 우리 가족의 삶 전체가 파괴되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공격으로 집이 훼손된 한 이웃을 인터뷰했다. 모함마드 알-도스도 그랬듯 그와 그의 가족 중 누구도 역시 이스라엘 점령군의 경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도스의 이웃은 말했다. “갑자기 쾅- 하고 터졌습니다. 누구도 우리에게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공습 당시 해당 건물에는 많은 민간인이 상주하고 있었다. 이 사실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아무런 경고도 발령하지 않았다고 말한 생존자들의 증언을 더욱 뒷받침한다. 희생자의 친척, 이웃, 구조팀들이 잔해 밑에 깔린 시신을 꺼내기까지 여섯 시간 이상 걸렸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결과, 공격 당시 해당 지역에 군사적 목표가 있었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만약 이스라엘 점령군이 공격 당시 그곳에 오직 민간인들만 있었다는 것을 알고도 그 주거용 건물을 공격했다면, 이는 민간 시설 또는 민간인을 직접 공격한 것이며, 이는 금지된 사항으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자신들의 군사적 행위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은 공격자의 책임이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군사적 목표라고 여겨진 것을 겨냥했다고 하더라도, 인구가 밀집된 민간 지역 한가운데서 민간인이 가득한 주거용 건물을, 그것도 이렇게 많은 민간인 사상과 파괴를 초래하는 방식으로 공격한 것은 무차별적인 것이다. 민간인을 살해하고 부상을 가하는 무차별 공격은 전쟁 범죄다.

10월 10일, 가자 시의 알-사하바al-Sahaba 거리에 있는 한 가옥을 강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히자지Hijazi 가족 12명과 이웃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3명도 있었다. 이스라엘 군은 해당 지역의 하마스 표적을 공격한 것이라고 말했으나, 더 이상의 정보는 내놓지 않았으며, 군사적 표적이 있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제공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의 연구 결과, 공격 당시 해당 지역에 군사적 표적이 있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공격으로 누이 1명, 형제 2명과 그 아내들, 조카 5명, 사촌 2명을 잃은 카말 히자지Kamal Hijazi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3층 집인 우리 가옥이 폭격을 맞은 건 오후 5시 15분이었습니다. 아무 경고도 없이 갑자기 터졌습니다. 그래서 전부 집에 있었던 겁니다.”

히자지 가족의 이웃 아흐마드 칼리드 알-식Ahmad Khalid Al-Sik도 죽임을 당했다.  37세였던 그에게는 3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그들 모두 이번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아흐마드의 부친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맞은편 집이 폭격을 맞았을 당시, 저는 아파트 건물 내 저희 집에 있었고 아흐마드는 아래층에 있었다가 숨졌습니다. 아들은 건물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이발소로 머리를 하러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아흐마드가 머리를 하러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다시는 아들을 보지 못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폭격은 갑자기 예기치 않게 일어났습니다. 아무 경고도 없었고, 모두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흐마드의 머리를 해주려던 이발사 역시 목숨을 잃었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가옥 또는 인접한 곳에 군사적 목표는 전혀 없었다. 이는 이 공격이 민간인 또는 민간 시설에 대한 직접 공격일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금지 사항으로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가자지구 알 사하바 거리: 2023년 10월 10일 위성 이미지는 폭격 이전 거리를 따라 이어진 건물들을 보여줍니다. 2023년 10월 15일 이미지는 건물이 심하게 손상되거나 파괴된 것을 보여줍니다.

부적절한 경고

국제앰네스티가 기록한 사건들을 토대로 우리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민간인들에게 전혀 경고를 보내지 않았거나 부적절한 경고를 보냈다는 점을 재차 발견했다. 몇몇 경우, 그들은 사람들로 가득한 건물 또는 거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공격에 관해 단 한 사람에게만 알렸거나, 불분명한 ‘대피’ 명령을 발표해 주민들이 시간을 혼동하도록 만들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이스라엘 점령군이 민간인들에게 안전한 대피 장소를 보장해준 적은 없었다. 자발리아Jabalia 시장을 강타한 한 공격에서 사람들은 ‘대피’ 명령을 받고 집을 떠났지만, 결국 대피해 머물러 있으려던 바로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10월 8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가자지구 중심에 있는 누세이라트Nuseirat 난민캠프를 강타해 모함메드 알-나클라Mohammed al-Naqla와 슈루쿠 알-나클라Shuruq al-Naqla, 그리고 그들의 자녀 오마르Omar, 3세, 유세프Yousef, 5세가 숨지고, 딸 마리암Mariam, 2세과 조카 압델 카림Abdel Karim, 3세은 부상을 당했다. 그 밖에 이 공격으로 20명 가량이 다쳤다.

모함메드의 형제이자 압델 카림의 부친인 이스마일 알-나클라Ismail al-Naqla는 국제앰네스티에 말하길, 옆집 이웃이 오전 10시 30분경 이스라엘 군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그의 건물이 곧 폭격을 당할 거라는 경고였다. 이스마일과 모함메드 그리고 그들의 가족은 즉시 건물을 빠져나왔고, 이웃들도 건물을 떠났다. 오후 3시 30분까지 공격이 없자 알-나클라 가족과 그 외 사람들은 필요한 물건을 챙기러 집으로 갔다. 이스마일은 경고를 받은 때로부터 5시간이나 흘렀으니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물론 속히 집을 다시 떠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아파트로 되돌아오던 중, 옆 건물에 폭탄이 떨어져 이스마일 가족의 집을 파괴하고 인근의 다른 건물들을 붕괴시켰다. 모함메드와 그의 가족은 아직 건물 안뜰에 있던 중 살해당했다. 이스마일은 다섯 살 난 조카 유세프의 뇌 일부가 ‘머리 바깥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고, 세 살 난 오마르의 시신을 다음날까지도 잔해에서 꺼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상자 수가 많아 가자의 병원들이 허덕이는 통에, 살아남은 두 어린이 마리암과 압델 카림은 병원에서 빠르게 퇴원 조치됐다고 말했다.

경고를 발령했다고 해서 교전 주체들이 국제인도법상의 다른 의무 사항을 마음대로 저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경고 발령 이후로 경과한 시간을 고려할 때, 공격을 감행한 이들은 공격 진행에 앞서 현장에 민간인들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했어야 한다. 나아가, 지금 보이는 것처럼, 이것이 민간 대상을 직접 공격한 것이었다면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저마다 자신의 아이를 찾고 있었다”

10월 9일 오전 10시 30분경, 이스라엘의 공습이 가자 시에서 북쪽으로 몇 km 떨어진 곳에 있는 자발리아Jabalia 난민캠프를 강타해 최소 6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곳 시장 거리는 가자 북부에서도 가장 분주한 상업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날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스라엘 점령군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고 이른 아침부터 빈손으로 집을 떠나온 인근 지역 주민 수천 명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앰네스티의 위기 증거 연구소는 자발리아 캠프 시장 공습의 여파를 보여주는 영상 6개를 검토했다. 해당 이미지에는 다층 건물 여러 채가 있는 인구 밀집 지역이 보였다. 공습 이후 영상과 인공위성 이미지들을 보니 다층 건물 최소 3채가 완전히 파괴되었고, 주변 구조물 여러 개가 심하게 훼손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픽 화면에는 수많은 시신이 잔해 밑에 깔려 있는 것도 보였다.

가자지구 자발리아Jabalia: 2023년 10월 8일의 위성 이미지는 공격 전 거리를 따라 있는 건물들을 보여줍니다. 2023년 10월 10일에 많은 건물이 심하게 손상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군에 따르면 그들은 자발리아 시장을 타격할 당시 ‘하마스 일원들이 머물던 사원’을 겨냥했다지만,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그것과는 관계없이, 특정 정치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것만으로 한 개인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앰네스티가 인공위성 이미지들을 분석한 결과, 시장 거리에 인접한 곳에는 사원이 전혀 없었다.

목격자 증언, 인공위성 이미지, 검증된 영상들을 토대로 할 때,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킨 이 공격은 무차별적이었으므로 전쟁 범죄로 여겨 조사해야 한다.

이마드 하마드Imad Hamad, 19세는 가족들에게 필요한 빵과 매트리스를 사러 가던 길에 자발리아 시장 공격이 터져 목숨을 잃었다. 그의 아버지 지야드 하마드Ziyad Hamad는 그보다 하루 전날, 이스라엘 군의 경고 메시지를 받고 베이트 하눈Beit Hanoun에 있는 집을 떠나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학교까지 근 5km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자발리아 캠프에서 피난처로 운영되는 곳이다.

걸어오는 동안 지야드의 아들 이마드는 걸음마 남동생을 어깨에 태우고 왔었다. 지야드는, 다음날에는 아들을 묻어주려고 자신이 이마드의 시신을 어깨에 메고 왔다고 했다.

아이들을 공황과 공포, 추위 때문에 밤마다 오줌을 지립니다. 우리는 이 상황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 19세 아들을 잃은 아버지 지야드 하마드Ziyad Hamad

지야드는 사원 내 널려있던 수많은 시신 사이에서 아들의 시신을 발견했고 그 지옥 같은 광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불에 탄 시신의 모습을 보는 게 두려웠습니다.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들 이마드의 얼굴을 보게 될까봐 겁이났습니다. 바닥에 시체들이 널려있었습니다. 이 시쳇더미에서 저마다 자신의 아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저는 바지를 보고서야 겨우 아들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아들을 묻어주고 싶어서 아들을 메고 그곳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아들을 메고 왔습니다.”

국제앰네스티가 피난길에 오른 지야드와 그의 가족들과 이야기할 당시, 그들은 피난민들에게 대피처를 제공하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학교에 있었다. 지야드의 말에 따르면 그곳에는 기본적인 서비스나 위생 시설이 전혀 없으며 매트리스도 주어지지 않았다.

자신이 겪은 부당함에 대한 절망이 지야드의 말에 여실히 묻어났다.

“제가 무엇을 했기에 이런 일을 당해야 합니까?” 그가 물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무슨 죄를 져서 아들을 잃고, 집도 잃고, 교실 바닥에서 자야하는 처지가 된 건가요? 아이들을 공황과 공포, 추위 때문에 밤마다 오줌을 지립니다. 우리는 이 상황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빵 사러 가다가 살해당하는 모습이나 보자고 한 평생 아이를 키운 게 아닙니다.“

앰네스티 조사관이 지야드와 전화로 이야기하던 중, 근처에서 또 다른 공습이 터졌다.

앰네스티 조사관들이 지야드를 인터뷰한 10월 10일 이후로, 국내 피난민들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이주 규모와 파괴 정도도 심한 데다, 10월 9일에 부과된 완전한 포위가 파괴적인 여파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에 따르면, 가자의 국내 피난민 수는 10월 19일 현재 1백만 명에 도달했으며, 이 중에는 가자 중부와 남부의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긴급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52만 7500여 명도 포함된다.

“죽은 가족들을 셀 수조차 없다”

10월 10일 오후 4시 30분, 이스라엘의 공습이 가자 시의 한 지구인 셰이크 라드완Sheikh Radwan에 있는 6층 건물을 강타했다. 이 공격으로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었고, 민간인 최소 40명이 숨졌다.

인공위성 이미지 검토 결과, 이 거리에 있는 건물들이 파괴된 것은 협정 세계시UTC 기준으로 10월 10일 12시 11분~10월 11일 7시 30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기 증거 연구소는 셰이크 라드완에 있는 가옥들의 파괴를 확증하는 자료로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영상 2개의 지리적 위치를 확인했다. 10월 10일에 온라인에 게시된 한 영상에는 잔해 속에서 죽은 영아의 시신을 끄집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공격으로 딸 이만Iman, 그리고 그녀의 네 자녀 함자Hamza, 생후 6개월, 아흐마드Ahmad, 2세, 압델하미드Abdelhamid, 6세, 리합Rihab, 8세을 모두 잃은 마흐무드 아슈어Mahmoud Ashour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저는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었습니다. 제 딸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딸과 손주들을 잃은 마흐무드 아슈어Mahmoud Ashour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 딸과 손주들은 안전을 찾아 여기로 왔습니다. 이전 공격에서는 여기가 상대적으로 안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었습니다. 제 딸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마흐무드는 파괴의 정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당신과 말하는 지금 이 순간도 손으로는 잔해를 걷어내고 있습니다. 죽은 가족들을 셀 수조차 없는 지경입니다.”

파우지 나파르Fawzi Naffar, 61세는 이 공격으로 아내, 자녀, 손주 등 가족 19명이 모두 숨졌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가 파우지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공습이 일어나고 5일 뒤였는데, 그는 며느리의 시신과 ‘아들의 어깨’ 일부를 수습했을 뿐이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해당 건물의 한 층에 하마스 일원 1명이 거주하고 있었으나, 공습 당시 그는 그곳에 없었다. 특정 정치 단체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 한 개인을 군사적 표적으로 삼을 수는 없다.

심지어 그 개인이 전투원이었다고 해도, 민간 건물에 전투원 1명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건물 또는 그곳에 있는 민간인 어느 누구도 군사적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인도법에 따르면, 이스라엘 점령군은 민간인과 민간 재산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테면, 명백히 무차별적이거나 불법적이라고 여겨질 경우, 공격을 취소 및 지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자의 셰이크 라드완에서는 공습 전에 이러한 예방조치가 이행되지 않았다. 그 건물은 대다수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거주자가 밀집해있다고 있다고 알려진 곳이었으므로 그들에게 닥칠 위험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민간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한 이 공격은 무차별적인 공격이기에 전쟁 범죄로 보고 조사해야 한다.

해당 보도자료는 10월 20일까지 국제앰네스티가 확인한 부분에 기반하여 작성된 내용임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는 다음을 촉구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 불법적인 공격을 즉각 멈추고 국제인도법을 준수하라. 민간인에 대한 피해와 민간 대상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이행할 것을 보장하고, 민간인과 민간 시설에 대한 직접적이고 무차별, 불균형 공격을 삼가라.
  • 가자의 민간인에게 인도주의 지원이 지체없이 전달될 것을  즉시 허용하라.
  • 가자 불법 봉쇄를 시급히 해제하라. 현재의 파괴 상황과 인도적 의무 앞에서 이러한 봉쇄는 집단적인 처벌에 해당하는 전쟁 범죄다.
  • 1백만 명 이상을 피난으로 내 몬 끔찍한 ‘대피’ 명령을 철회하라.
  • 촌각을 다투는 증거와 증언을 수집하는 등의 조사를 실행하도록, UN 독립 조사 위원회Independent Commission of Inquiry가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에 접근하는 것을 즉각 허용하라.

국제사회 그리고 특히 EU 회원국, 미국, 영국 등 이스라엘 동맹국은,

  • 불법적인 공격으로부터 가자의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
  • 국제법상 범죄에 해당하는 심각한 침해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포괄적인 무기 금수 조치를 시행하라. 각국은 관련 기술, 부품, 기술적 지원, 훈련, 재정 및 기타 지원 등 이스라엘에 무기와 군수 물품을 공급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국제사회는 또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에 무기를 공급하는 나라들에 이러한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해야 한다.
  • 이스라엘이 가자에 저지르는 범죄와 침해 행위를 간접적으로라도 정당화하는 성명 발표나 행동을 삼가라.
  • 16년간 가자지구에 부과해온 불법적인 봉쇄를 해제하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라. 이 봉쇄는 가자 주민들을 집단적으로 처벌하는 전쟁 범죄로서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핵심 요인이다.
  • 팔레스타인 상황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현행 조사가 전적인 지원 속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제공받도록 보장하라.

국제형사재판소 검찰국에 다음을 촉구한다.

  • 모든 분쟁 당사자의 범죄 혐의를 조사하고,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인종 차별이라는 반인륜 범죄를 조사 대상에 포함하는 등, 팔레스타인 상황에 대한 현행 조사를 시급히 진척하라.

하마스와 그 외 무장 단체들에 다음을 촉구한다.

  •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 무차별 로켓 발포, 인질극을 즉시 멈춰라. 민간인 인질도 조건 없이 즉시 석방해야 한다.

Damning evidence of war crimes as Israeli attacks wipe out entire families in G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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