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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빈곤퇴치와 인권을 향한 새로운 도약의 한 해 될까?

MDGs라고 들어보셨나요?

MSG, 화학조미료의 친척 뻘 되는 감미료냐고요? 아닙니다!

2000년 전세계는 새로운 천 년을 맞아 자유와 평등, 연대와 관용 그리고 책임 분담 등의 가치가 21세기 국제관계에 있어 필수적이라고 천명하는 새천년선언(Millennium Declaration)을 발표합니다. 이 선언에 맞춰 각 국가는 모든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2015년까지 달성할 8가지 목표인,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에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약속의 시간이 2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MDGs 8가지 목표

우리 삶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사실 MDGs는 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빈곤퇴치를 하는데 있어 제 각각이던 정책들에 일관적인 목표 아래 다시 정리되었고, 전 세계 수많은 구호단체들 역시 빈곤지역에서 사업을 할 때 MDGs를 사업의 목적으로 내세우며 좀 더 체계적이고, 공통적인 목표를 향해 효과적으로 빈곤퇴치 사업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약속된 달성기한을 2년 앞둔 지금, MDGs가 진정 ‘빈곤퇴치’에 효과적이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절대빈곤과 기아퇴치’라는 1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 하루 소득 1달러 이하의 소득생활자 비율 절반 감소 2. 모두에게 양질의 일자리 제공 3. 기아로 고통 받는 사람의 수 절반 감소 등 3가지 세부목표를 세우고 이를 2015년 까지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가난을 없앤다’라는 추상적인 목표에서 벗어나 ‘빈곤퇴치’라는 큰 목표를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하며, 달성 시한이 명확한 약속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이나 유아사망률 감소 등에 있어서는 비교시점인 1999년보다 매년 크게 개선되고 있어 MDGs라는 공동의 목표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MDGs 캠페인 중인 이탈리아 지부 회원들 ‘기억해야 할 시간-2015년’

하지만 하루 1달러 이하의 소득으로 사는 사람들이 통계적으로는 크게 줄었다 하여도 그들이 절대빈곤을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에서 MDGs를 달성해도 ‘목표의 질적인 부분(Quality)’를 평가할 수 없고, MDGs에서는 ‘불평등(Inequality)’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MDGs의 달성은 전 지구적인 약속이지만 각 국가가 지닌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현실적인 책임부재 문제도 함께 있어 ‘종이 약속’이라는 비판까지 받았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평가 속에서 유엔과 각 국가, 시민사회단체들은 2015년 이후의 MDGs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POST-2015’

유엔은 대응팀(Task Team)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우리가 원하는 모두를 위한 미래 실현하기(Realizing the Future We Want for All)’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권, 평등, 지속가능성이라는 3대 기본 원칙아래 평화안보, 포괄적 사회개발, 포괄적 경제개발, 환경지속가능성을 POST-2015의 4가지 핵심방향 이라고 제시하였습니다. 국가별로는 영국, 라이베리아, 인도 정부를 중심으로 반기문 사무총장이 임명한 26명의 특별고위급패널 회의를 열고 논의결과를 모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패널로 선정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Beyond 2015 시민사회단체 오픈워크숍 현장. 2013.1.22 ⓒKoFid

시민사회도 분주합니다. CIVICUS, GCAP 등 기존 시민사회연대단체는 물론, Beyond 2015라는 협의체가 구성되어 다양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고, 유엔과 각국에 전달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시민사회는 지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한국 시민사회의 의견서를 전달하는 정책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도 POST-2015 논의에 인권의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서 열린 3차 특별고위급패널 회의(2013.1/31~2.1)에 앞서 패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POST-2015 개발 논의에 인권이 핵심가치가 되도록 촉구하였습니다.

특히 MDGs와 같은 공동의 빈곤퇴치 목표가 진정으로 사람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키려면 국제인권기준과 원칙이 반영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기존에 국가들이 유엔인권이사회에 4년에 한번씩 제출하고 있는 인권보고(UPR)에 추가로 개발목표 달성현황을 보고할 것을 제안하여 국가들의 책임성을 강화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가지 평가 속에서도 다양한 주체들이 공통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인권’, ‘불평등’, ‘지속가능성’ 등의 키워드 입니다.

계속된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더욱 심화되는 ‘불평등’을 말하지 않고 빈곤을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인권’이 반영되지 않은 빈곤퇴치활동들의 위험성, 그리고 인류가 ‘지속가능하게’ 살아가기 위해 빈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5년 9월 유엔총회에서 “POST-2015 개발체제”가 채택되기까지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오고 갈 것입니다. 단순히 기존의 8개 목표를 10개로 늘릴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목표를 세울지 방향을 가늠할 순 없지만, ‘우리가 원하는 모두를 위한 미래’로 다가가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특히 이 안에 꼭 “인권”의 가치가 핵심적으로 녹아 들고,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국제앰네스티도 논의과정에 함께 할 예정입니다.

MDGs 캠페인 중인 페루회원들 2010.9 ⓒAmnesty International

2015년, 진짜로 빈곤퇴치와 인권을 향한 새로운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의 논의들이 너무 어렵기도하고, 당장 피부에도 와 닿지 않는 별나라 이야기 같이 느껴지시죠?

사실은 우리의 삶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그러나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흐름입니다.

논의가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그리고 높으신 분들(?)만의 담론이 되지 않으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미래는 우리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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