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공항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하다 27년 간 복역 후 석방되어 자유의 몸으로 미국대통령을 만나러 오는 길이었습니다. 만델라는 비행기에서 계단을 걸어 내려오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작은 흑인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반가움에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로자 파크스! 로자 파크스!”
그러자 공항에 모여있던 수 많은 사람들이 따라 외쳤습니다.
“로자 파크스! 로자 파크스!”
만델라는 로자 파크스를 부둥켜 안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감옥에 있던 그 긴 시간 동안 나를 지탱해주었습니다.”

1990년, 넬슨만델라와 로자파크스 ⓒAP Photo/David Longstreath
이로부터 50여 년 전의 일입니다.
1955년 12월 1일, 로자 파크스는 백화점에서 일을 마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의 앞자리는 백인들을 위해 비워져 있었습니다. 다른 자리에는 흑인들도 앉을 수 있었지만, 백인 자리가 부족해지면 언제든 양보해야 했습니다. 버스뿐만 아니라 술집, 레스토랑, 식수대까지 백인과 유색인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로자는 뒤편 유색인 좌석에 앉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앞쪽의 자리는 모두 찼고, 한 정류장에 다다르자 백인 몇 사람이 더 올라탔습니다. 백인 두세 명이 서있는 것을 본 운전기사는 중간에 앉은 흑인 네 명에게 일어나라고 요구했습니다. 다른 세 사람은 일어나 뒤로 갔지만 로자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일어나! 신사 분에게 네 자리를 내드리란 말이야!”
운전사는 명령했습니다.
“아니요! 일어나지 않겠어요.”
로자는 조용히 말하고는 운전사의 눈을 똑바로 쳐다 보았습니다.
“경찰을 부르겠어!”
운전사가 위협했지만 로자는 차분히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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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운전사는 경찰관 두 명을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로자의 팔을 움켜쥐고는 거칠게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습니다. 로자는 흑백분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고, 이 사건은 버스승차거부운동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차별에 대한 항의표시로 흑인들이 선택한 방법은 걷는 것이었습니다. 도시의 외곽에 위치한 집에서 직장까지 고된 출퇴근 행진을 감내한 것입니다. 무려 3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버스승차거부운동은 11개월이 넘는 대장정으로 이어졌고, 다른 지역에도 퍼져 뜨거운 관심을 받는 가운데 대법원은 흑백분리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로자가 “아니요”라고 말한 지 1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어린이도서 “로자 파크스의 버스”는 바로 이 여성, 로자의 옆에 앉았던 한 흑인 남성이 자신의 손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버스 운전기사가 자리를 양보하라고 했을 때 아무 말 없이 일어났던 벤은 할아버지가 되어 그 날을 떠올리며 손자에게 고백합니다.
“네가 앉아 있는 그 자리는 바로 그날 로자가 앉았던 자리란다. 내가 앉은 자리는 그날 내가 앉았던 자리이고.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이 나에게 있다고 나 스스로 믿지 못했기에, 내가 일어섰던 자리지…. 그렇기 때문에 나는 너를 오늘 여기로 데려왔단다. 난 네가 알았으면 좋겠구나. 우리 모두에게는 삶을 지나가는 버스가 늘 한 대씩 있다는 걸 말이야.”
두려움때문에 현실에 굴복했던 벤 할아버지와는 달리 로자는 부당함에 용기 있게 맞섰습니다.
인종차별에 대항한 조용하지만 확고하고, 신념에 찬 행동은 침묵하고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작은 행동들이 모여 역사의 한 단락을 바꾸었습니다.
“로자 파크스의 버스”는 아이들에게 신념으로부터 비롯된 작은 행동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이어지는 질문에 대답하며 자연스럽게 권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맑은 눈을 키워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