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3일, 우크라이나 동부 슬로뱐스크에 위치한 한 행정기관 건물 밖을 군복을 입고 무장한 남자가 지키고 있다. 이 건물은 분리주의 세력이 점거하고 있다. © KIRILL KUDRYAVTSEV/AFP/Getty Images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무장단체가 기자와 정부 관계자들을 납치해 “협상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문과 기타 부당대우를 당할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이들을 즉시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예프포스트(The Kyiv Post)는 슬로뱐스크(Slovyansk)와 고를로프카(Horlivka)에서 지난 주부터 최소 16명이 납치되었다고 보도했다. 두 도시 모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친러시아 무장단체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다. 외국 국적의 기자 3명은 석방되었으나, 여전히 많은 기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구금되어 있거나 행방불명이다. 이전에 납치됐던 남성 2명은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되었으며, 이들의 시신은 고문을 받은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스로 “인민의 시장”이라 칭하는 슬로뱐스크 뱌체슬라프 포노마레프(Vyacheslav Ponomarev)는 4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금자 중 일부는 “협상 수단”으로 구금하고 있는 것이며 이들을 석방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지”들을 구금하고 고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헤더 맥길(Heather McGill) 국제앰네스티 우크라이나 조사관은 “슬로뱐스크에서 무장단체에게 기자들과 지방 정부 관계자, 주민들이 납치당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널리 퍼진 무법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들이 고문과 기타 부당대우를 받을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질을 잡아 정치적인 이득을 위한 협상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불법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밝혔다.
또한 “기자들에 대한 괴롭힘, 납치, 구금은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이며 이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동부 우크라이나에서 기자들 등을 불법적으로 구금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든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제앰네스티의 요청은 4월 24일 우크라이나 군이 슬로뱐스크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공격을 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럽 안보협력기구 역시 납치 사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기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청한 바 있다.
슬로뱐스크의 연쇄 납치
지난 11일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우려스럽게도 연쇄적으로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사건과 같은 시기에 친러시아 무장단체가 슬로뱐스크의 국가정보국(SBU) 건물을 비롯해 다수의 도시에서 경찰서와 공공기관을 점거했다. 이 단체의 리더라고 밝힌 뱌체슬라프 포노마레프(Vyacheslav Ponomarev)는 자신을 슬로뱐스크의 시장이라고 칭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슬로뱐스크에 거주하던 아르템 데이네거(Artem Deynega)는 발코니에서 국가정보국 건물까지의 거리를 영상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목격된 후, 4월 13일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되었다. 3일 후, 우크라이나 기자 세르히 레프터(Serhiy Lefter) 역시 비슷하게 도시 상황을 전하던 도중 납치를 당했다. 이들의 행방은 지금까지도 알 수 없다.
4월 18일에는 슬로뱐스크 시장 당선자 넬야 슈테파(Nelya Shtepa)가 뱌체슬라프 포노모레프와 만남을 시도하다 실종되었다. 슈테파는 4월 22일 러시아의 친크렘린 성향 TV 방송국 라이프뉴스에 모습이 공개된 이후 여전히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4월 19일에는 올레그 프로코로프(Oleg Prokhorov) 슬로뱐스크 경찰서장이 실종되었다. 프로코로프의 행방은 알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무장단체에 구금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4월 20일, 키예프에서 벌어진 유로메이단(Euromaydan) 시위의 전 대표이자 우크라이나의 숨겨진 진실 TV의 편집자인 일마 크랏(Irma Krat)은 최근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슬로뱐스크를 다녀온 후 납치되었다. 일마 측 변호사는 친러시아 무장단체가 점거하고 있는 국가정보국 건물에 구금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단체는 수개월 전 키예프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경찰관 1명을 고문하고 숨지게 한 데 일마가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으며, 일마는 이러한 혐의를 부인했다.
일마 크랏이 납치된 하루 뒤, 친러시아 무장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외 언론에 일마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때 기자들은 회견장을 떠나는 것이 금지되었으며, 이후 최소 1명의 외국인 리포터가 납치되었다.
같은 날인 4월 21일, 또다른 외국 국적의 기자 3명이 슬로뱐스크의 한 검문소에 배치된 무장 괴한에게 일시적으로 구금을 당했다. 이탈리아인 2명과 벨라루스인 1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이후 석방되었으나 취재 장비를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과 사망
안타깝게도 4월 22일, 고문을 받은 흔적이 있는 남성 2명의 시신이 슬로뱐스크 토레츠 강 주변에서 발견되었다.
시신 중 한 구는 조국당(바티키프쉬나) 소속의 고를로프카 시의원 볼로디미르 리박(Volodymyr Rybak)으로 확인됐다. 리박은 4월 17일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지 뉴스 사이트에 게재된 당시의 영상에는 수많은 괴한들이 리박을 심하게 공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괴한들 중 한 명은 군복을 입고 복면을 쓰고 있었다. 키예프포스트에 따르면, 리박의 시신은 배가 갈린 채 모래주머니에 묶인 모습으로 발견되었으며, 강에 던져지고 난 뒤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헤더 맥길 조사관은 “이처럼 소름끼치고 충격적인 사건은 동부 우크라이나의 모든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들의 죽음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정하며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하며, 책임자 모두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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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raine: Abducted journalists and officials must be released
Journalists and officials being unlawfully detained and used as “bargaining chips” by a separatist armed group in eastern Ukraine must be released immediately, Amnesty International said, noting they could be at risk of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The Kyiv Post has reported that at least 16 people have been abducted since last week in Slovyansk and Horlivka, both in the eastern Ukrainian Donetsk region, where a pro-Russian armed group has seized control. Three foreign journalists have been released, but several other journalists and officials remain in detention or unaccounted for. Two previously abducted men were found dead on Tuesday, their corpses reportedly bearing signs of torture.
In a press conference on 23 April, the self-proclaimed “People’s Mayor” of Slovyansk Vyacheslav Ponomarev, said some of the detainees were being held as “bargaining chips” and he had no intention of letting them go. He accused the Kyiv government of detaining and torturing his “comrades”.
“The ongoing detention of journalists, municipal officials and residents by an armed group in Slovyansk speaks volumes about the lawlessness that has crept into parts of eastern Ukraine and raises fears the detainees could be at risk of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Taking hostages and using them as bargaining chips for political gain is as abhorrent as it is unlawful,” said Heather McGill, Ukraine Researcher at Amnesty International.
“The harassment, abduction and detention of journalists constitute a serious blow to freedom of expression and must be halted immediately. Anyone unlawfully detaining journalists or others in eastern Ukraine must guarantee their safety and release them immediately and unconditionally.”
Amnesty International’s call comes as the Ukrainian armed forces launched an offensive to retake control of Slovyansk on 24 April.
Th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has also expressed concern about the abductions and called for the journalists’ immediate release.
String of abductions in Slovyansk
There has been a worrying string of abductions in eastern Ukraine over the past 11 days. The incidents coincide with a pro-Russian armed group taking control of police stations and public offices in several cities, including the Ukrainian State Security Service (SBU) building in Slovyansk. Their purported leader, Vyacheslav Ponomarev, has proclaimed himself Slovyansk’s mayor.
According to media reports, Slovyansk resident Artem Deynega was abducted on 13 April by unidentified people after he was seen filming from a balcony across the street from the SBU building. Three days later, Ukrainian journalist Serhiy Lefter was similarly taken captive while reporting in the city. Their whereabouts remain unknown.
On 18 April, Nelya Shtepa, the elected Mayor of Slovyansk, disappeared after attempting to meet with Vyacheslav Ponomorev. It is believed she remains in captivity after an appearance on 22 April on LifeNews, a pro-Kremlin television station in Russia.
Meanwhile, a Slovyansk police chief, Oleg Prokhorov, has been missing since 19 April. His whereabouts are unknown and it is believed he is also being held by the armed group.
On 20 April, Irma Krat, a former leader of the EuroMaydan protests in Kyiv and editor of Ukraine’s Hidden Truth TV, was abducted after travelling to Slovyansk to cover the recent events. Her lawyer believes she is being held in the SBU, which remains under the control of the pro-Russian armed group. It has accused her of involvement in the alleged torture and killing of a Berkut riot police officer several months ago amid protests in Kyiv, charges she has denied.
A day after Irma Krat’s abduction, the pro-Russian armed group called a news conference where she was paraded in front of national and international media. Journalists were then prevented from leaving the briefing, and at least one foreign reporter was subsequently abducted.
Also on 21 April, three other foreign journalists were temporarily detained by gunmen manning a checkpoint in the city. The three – two Italians and one Belarusian – were later released but they reportedly had their equipment confiscated.
Tortured and killed
In another grim development, on 22 April, the bodies of two men were found near the river Torets in Slovyansk, bearing signs of torture.
One of them has been identified as Volodymyr Rybak, a Horlivka city council member from the Batkyvshchyna Party who was reportedly abducted on 17 April. Video footage taken that day and posted on a local news site showed the official being violently attacked by several men, one of whom was masked and wearing camouflage. According to the Kyiv Post, Volodymyr Rybak’s body was found tied to a sandbag and with a slash across his stomach, and it is believed he was still alive when he was thrown into the river.
“This grisly and shocking discovery must serve as a wake-up call to everyone in eastern Ukraine. An independent, impartial and thorough investigation must be carried out into these killings, with all those responsible brought to justice,” said Heather McGi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