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의 어느 날, 국제앰네스티 사무처로 메일 한 통이 왔습니다.
메일을 읽는 순간, 심장이 뛰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모은 소중한 돈을 국제앰네스티에 기부하기로 했다니!
어린 학생들이 고맙기도 하고, 우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또 이런 활동을 제안했던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이신지 궁금해서 얼른 만나고 싶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도착한 WCA는 전교생이 100명 남짓한, 과천의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깨끗하고 예쁜 건물도 눈에 띄었지만 매사에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도 일일이 성의있게 답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한 학기를 마무리 하는 졸업식이 강당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을 위해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준비한 각 학급의 공연과 발표가 이어졌고, 수줍어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당신에게도 권리가 있습니다
– 6학년 학생들의 이야기
로버트 마슬러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수업을 진행해 오셨습니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인권문제의 카테고리를 정하게 한 뒤 전 세계 권리보호자들, 특히 또래 어린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한 것이죠. 국제앰네스티에서 하는 일을 소개하며 인권 문제 사례를 알려주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 학기 동안 나눈 생각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상 “You have the Right(당신에게도 권리가 있습니다)” 이 무대에서 상영되었습니다.
“당신은 먹을 것과 입을 것, 쉴 곳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은 깨끗한 환경에 있을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이 만약 장애인이라면 동등한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카메라를 응시하는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빛과 또렷한 목소리가 전해준 6개의 메세지들은 짧지만 강했고,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당연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러한 ‘권리’들이 누군가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샌드위치가 인권교육에 기여하던 날
동영상 상영이 끝나고, 학생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기금 전달식을 진행했습니다. 샌드위치와 쿠키 판매로 모은 학생들의 작은 정성이 우리나라 인권교육을 지원하는 귀한 기부금이 되는, 소중하고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이 돈은 앞으로 국제앰네스티에서 진행하는 인권교육 사업에 쓰여질 예정입니다.
WCA 학생들의 마음과 정성을 잊지 않겠습니다
로버트 마슬러 선생님은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권리뿐만 아니라 인권을 침해 당하고 있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도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권리에 대해 순수한 마음과 목소리를 내어준 WCA 학생들 그리고 현장에서 인권교육을 실천하신 마슬러 선생님, 고맙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욱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받는 인권교육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인권교육에 관심을 가진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계속해서 국제앰네스티와 인연을 이어나가길 소망합니다. 더불어 학교 공동체 전체에 인권 친화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국제앰네스티의 ‘인권친화교실’ 프로젝트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 WCA 6학년 학생들과 선생님이 만든 “You have the Right” 동영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