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공지

세월호 사고 한 달, 회원들께 드리는 편지

세월호_헤드라인

 

내일이면 한 달입니다.

4월 16일 오전 10시경 뉴스 긴급 속보를 통해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그 안에서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지 감히 짐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이렇게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구조대와 해경이 도착했다는 다행스러운 소식이 들렸지만, 더 이상의 구조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에어포켓’이라는 주문과도 같은 희망고문을 당하며 생존자의 귀환을 기다렸지만 돌아온 이는 없었습니다. 계속 우리는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가 한국사회에 발을 내디딘 지 40년, 더딘 걸음이지만 생명이란 결코 앗아갈 수 없는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권리이며, 국경을 가리지 않고 차별 없이 모든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지켜져야 한다는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 자라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한순간 이 모든 믿음이 무참히 깨어진 자리에 우리가 서 있음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지 머릿속은 어지러웠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이제 우리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시작하려 합니다. 인간의 존엄이 깨어진 자리에서, 인간의 생명이 내팽개쳐진 자리에서 주저앉지 않겠습니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국가는 끈질기게 포기함이 없이 인권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주체임을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목소리에 함께 하겠습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로막힌다면 더 큰 목소리로 표현의 자유를 요구할 것입니다.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의혹은 점점 커져가지만 아직 수많은 의혹에 대한 진실은 듣지 못했습니다. 대참사를 막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에 정부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노력은 모든 의혹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덮고 마치 일이 마무리되어가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한 달, 한국지부의 임원들은 이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임을 다시 확인하면서,

5월 16일 오후 3시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합니다. 회원들께서도 이날 안산 합동분향소나 인근 분향소를 찾아 함께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월호에 몸을 실었지만 추모의 물결에서 소외되었던 노동자와 이주민,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한 많은 이들에 대해서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세월호 사고의 조속한 수습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가족들의 서명에 동참하겠습니다. 한국지부 웹사이트를 방문하시면 가족 대책위원회 서명 온라인 페이지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아울러 17일(토)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 및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을 지지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저희도 동참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들도 한국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비치는 작은 불빛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 특별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도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의 자리에서 열심히 행동하고 외치겠습니다. 우리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함께 합시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임원 일동
전경옥 이사장, 김규환 부이사장, 박명희 이사, 박채원 이사, 이윤중 이사, 연제헌 이사, 임한욱 이사, 구성기 감사, 진영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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