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인권’에 관심이 있었나요? 국제앰네스티와 예비그룹(청소년그룹)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어릴 적 제가 살던 캐나다에서 국제앰네스티는 굉장히 유명한 단체였기 때문에 당연히 알고 있었어요. 그곳에서는 초등학교에서도 ‘인권’이라는 주제를 가르치거든요, 그 때부터 자연스럽게 앰네스티 탄원활동에 참여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한국에 와서 중학교 1학년 때 거리모집 캠페인에 잡혀서(?) 회원으로 가입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죠. 2008년 촛불집회 조사차 온 노마 조사관을 만나러 갈 정도로 앰네스티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긴 했는데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어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예비그룹을 만들게 되었어요. 캐나다에서는 인권활동이나 봉사활동이 공부 못지 않은 학생활동의 일부였는데, 여기에서는 그렇지 않으니까 학교 밖에서라도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학창시절을 국제앰네스티 활동으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약 4년 정도 청소년 그룹을 이끌어 오면서 가장 보람되거나 기억에 남는 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국제앰네스티 활동을 하면서 저의 꿈을 키워온 것 같아요. 무엇보다 친구들과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경험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평소에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생각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고요. 다양한 활동들을 했지만 특히 무기거래조약 캠페인이 성공적인 결과를 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가 시작했던 작은 활동이 실제로 큰 변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어요.
청소년예비그룹 활동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앰네스티 활동이 그렇게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거든요. 관심 있는 청소년 누구나 학업을 하면서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꼭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앰네스티 활동이 소위 ‘스펙’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아주 부정하지는 않아요. 어쩌면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도 봐요. 물론, 인권활동의 목적이 스펙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요. 또한 부모님과 선생님의 지지와 격려가 있다면 더 열심히 할 수 있겠죠. 모쪼록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서 예비그룹활동이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을 이야기해 주세요
사실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아서 나중에 제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저도 궁금해요. 대학에서 공부를 다 마치면 인권변호사가 되어서 정책적으로 개발도상국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이 지금의 계획이에요. 그리고 제가 대안교육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한국에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이 최종적인 꿈인데, 너무 많죠? 미국에 가서도 앰네스티 활동은 계속해 나갈 생각이에요. 가서도 종종 소식 전해드릴께요.
요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는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친화교실>과 <Speaking Out!>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와 존엄성을 깨닫고, 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험과 경쟁이 우선하는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 인권교육은 뒤로 밀려나고, 사람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은 필요하지 않다고 치부되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활동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었다는 소현씨처럼 많은 청소년들이 인권옹호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인생에 필요한 것은 공부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하는 마음임을 아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