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환과 기업의 인권실사 책무
매년 경신 되는 지구 온도 상승

가뭄으로 완전히 말라버린 이라크 남부의 습지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 70% 이상은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 역대급 폭염으로 아이들, 노인, 야외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노출되는 것
- 가뭄이나 재앙적인 호우로 인해 농부들이 생계를 잃는 것
- 계속되는 해수면 상승으로 공동체 전체가 물에 잠길 위기에 놓이는 것
기후변화는 막대한 인권 침해를 유발합니다.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화석 연료 사용을 신속하게 줄이고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탄소 배출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라는 압도적인 과학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기후위기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인권 침해입니다.
기업 또한 인권을 존중할 책임이 있습니다. 많은 기업, 특히 화석 연료 회사는 계속해서 화석연료를 추출, 가공, 판매, 및 연소함으로써 기후위기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전환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체제에서 재생 에너지로 인프라로의 신속한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기후와 사람을 모두 살리는 진정한 솔루션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검증된 기술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합니다.
기후위기의 해결 의무는 개인의 손끝에만 달려있는게 아닙니다. 국가와 기업의 책무입니다.
자원 채굴의 문제
화석연료를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것과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배터리 시설을 구축하는 등 각종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은 충전식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배터리의 주요 자재인 코발트, 리튬, 니켈 등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 역시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1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의 성장에 따라 코발트 수요 역시 2040년까지 7~2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콜웨지 제카민스 마을의 코발트 광산
콩고민주공화국은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콜웨지 지역에서는 코발트 채굴을 위한 산업 규모의 광산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산업 규모의 광산을 운영할 수 없는 곳은 “영세 채광 지역”으로 지정되어 개인 영세 “장인” 광부들이 코발트를 채굴하고 있습니다. “크루저”라고 불리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영세 광부들은 주로 지하 광산에서 끌과 망치 등의 수공구로 코발트를 채굴합니다.
기업 소유 광산에서 채광 및 정제 과정 중 발생해 버려진 돌무더기와 같은 부산물에서 코발트를 찾아내는데 이 작업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가 수행합니다. 2014년 유니세프의 통계에 의하면 약 4만명의 아동들이 광산에서 일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누구나 폐에 문제가 있고 온몸에 통증이 심해요

코발트를 채굴하고 있는 영세광부
코발트 분진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부종이라는 치명적인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코발트 노출은 또한 각종 호흡기 질환, 천식, 폐 기능 저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 여성은 누구나 폐에 문제가 있고 온몸에 통증이 심하다고 조사관에게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코발트에 노출되는 광부 중 대다수가 장갑, 작업복, 마스크와 같은 매우 기본적인 보호 장비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영세 광부들은 코발트 광산을 직접 파기도 하는데, 이렇게 판 갱도는 지하 수십 미터까지도 내려가지만 안전 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고 통풍도 열악합니다. 깊은 갱도는 산소가 희박해 20분 이상 머무르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갱도가 빈번히 무너지면서 사고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무너진 갱도 안에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은 찾기가 어려워 사고의 통계를 내기 조차 어렵습니다.
광산에서 매일 무거운 짐을 옮기며 일해요

노동중인 콩고 아동
여성과 어린이들은 보통 표면에 광물이 포함된 돌덩이들을 주워 가거나 원석을 씻고 고르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동 노동자인 르와는 9살 때부터 광산에서 일을 했습니다.
르와와 같은 아이들은 매일 최대 12시간 동안 20~40kg의 코발트 원석 부대를 옮기는 강도 높은 육체 노동 후 1~2 달러의 일당을 받습니다.
채광기업이 소유한 광산에서 몰래 채굴하다 기업이 고용한 경비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어린이의 광산 노동이 아동노동 중 최악의 형태라는 것은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된 사실로 정부는 이를 금지하고 근절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빠, 와서 봐요. 집을 불태우고 있어요

무쿰비 마을의 주민들
광산 인근에 살던 주민들은 광산 확장을 위해 강제로 퇴거당하기도 합니다. 퇴거민들은 충분한 사전 정보, 협의, 보상 없이 퇴거를 강요당하거나, 폭행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콜웨지 북동쪽의 무쿰비 마을의 촌장은 “아빠, 와서 봐요. 집을 불태우고 있어요.”라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마을을 둘러보니 군인들이 나무와 방수포로 이뤄진 마을을 파괴하고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무쿰비 마을의 주민들은 아무런 보상 없이 주거지에서 퇴거당했습니다.
강제퇴거는 세계의 코발트 수도로 알려진 콜웨지 중심부의 인구 밀집 거점 지역에 거주하는 가구부터 외곽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에 이르기까지 지역 공동체에 폭 넓은 피해를 주는 제도적인 문제가 됐습니다.
기업의 <인권 실사> 의무

루붐바시에 있는 CDM 제련시설에서 1차 제련된 코발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 된 코발트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콩고동방국제광업(Congo Dongfang Mining International, CDM)에 판매됩니다. 코발트는 CDM 공장에서 1차 제련 후 중국의 저장 화우 코발트(Huayou Cobalt)의 공장에서 2차 제련을 거친 뒤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부품 제조사에 판매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터리가 유명 전자 브랜드나 자동차 브랜드에 판매되는 것입니다.
‘유엔 기업과 인권이행에 관한 원칙’은 자사 공급망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 국제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업의 의무에 대해 명시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자사 사업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예방하고 경감하고, 대응 방법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인권 실사를 시행할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쟁 영향권 및 고위험군 지역의 책임광물 공급망을 위한 실사 지침’ 또한 광물 공급망에 관여하는 모든 기업이 따라야 하는 실사에 대한 5단계를 제시합니다. 코발트 또는 이를 포함한 부품을 구매하는 모든 기업은 이러한 실사 단계를 예외 없이 따라야 합니다.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 영세 광산의 열악한 환경과 아동노동 실태에 대해서는 이미 공개적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코발트는 위험한 환경 속에서 성인과 어린이가 채굴했거나, 대규모 산업 채광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강제 퇴거 피해를 입혔을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정제 광물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기업과 이러한 유통망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공급망에 위치한 기업은 광물의 채굴, 제련, 운송, 유통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불법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 사회에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 각국 정부는 기업이 자사의 광물 공급망에 인권실사를 수행하고 국제기준에 따라 자사의 인권실사 정책과 관행을 공시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라.
- 코발트를 거래하는 모든 기업은 코발트 및 기타 광물의 공급망 주의의무를 수행하고 자사의 주의의무 정책과 관행이 국제기준에 상응하는지 공시하라. 공급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관련 행위자들과 협력해 해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