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상

제 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 하이라이트

심사평

이강현 심사위원장

세계평화와 인권보호에 기여한 국내 언론(인)을 선정하여 그 공적을 기리고 언론의 책무를 강조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이 올해로 21를 맞았다.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해온 국제앰네스티의 정신에 맞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은 인권과 표현의 자유 보장, 양심수석방, 사형제도 폐지, 군대내 인권개선, 비정규직 및 이주노동자의 인권 상황 개선은 물론 난민을 위한 국제적인 여론 환기 등을 위해 노력해온 언론인을 위해 언론상을 제정하고 이를 기념해왔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방송과 신문, 그리고 학계를 포함해 해당 분야의 현업 중견 언론인과 교수님들 9분이 심사위원단을 구성하여 의욕적으로 심사에 임하였다.

2018년 대한만국은 촛불 민심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차를 맞이하여 전쟁 직전까지 갈 뻔 했던 남북 긴장 국면이 남북 정상 담은 물론, 북미 정상 담을 거쳐 이제는 종전선언을 목전에 둔 평화체제 구축이 가시권에 들어올 정도의 드라마틱한 반전을 경험하였다. 반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의 인상, 52시간 근로시간 적용을 비롯한 각종 경제 이슈가 대두된 가운데 경기 불안 우려가 커져가며 경제 수장의 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제팀 운용이 시도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제주의 예멘 난민 이슈에다 문화계를 비롯한 사 전반에 미투 열풍이 불어와 기존에 관심이 많이 집중되던 정치, 사적 이슈는 물론 난민 문제 및 여성 인권, 복지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 등에 이르기까지 사적 관심분야가 다양하게 확대된 한 해 였다.

올해도 TV와 라디오를 비롯해 신문과 주간지 등 인쇄 매체는 물론 온라인 매체까지 다양한 매체가 참여하였다. 작년에는 KBS, MBC 등 주요 방송 매체들이 파업으로 인해 많이 응모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들 매체들은 물론 EBS, CBS 등과 종편까지 많이 응모하여 방송 매체의 출품 편수가 많았고 상대적으로 인쇄 매체의 출품 편수가 적었다.

예년에 많이 다루어지던 ‘세월호’ 진상 규명을 비롯해 4.3 사건, 5.18민주화 운동, 군대내의 가혹 행위, 간첩 조작 의혹 등 사 고발 및 인권탄압 현장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줄어든 반면 이주 및 하청 노동자의 인권문제, 아동 학대를 포함한 난민, 미혼모를 포함한 여성 관련 이슈의 기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특히 최근 성소수자를 비롯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혐오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차별과 혐오문제가 점점 주된 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음을 심사과정에서 절감할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많은 응모작도 문제지만 특히 TV와 라디오 등 한 편에 60분이 넘는 다수의 출품작에다, 하나같이 문제의식 높고 완성도 있는 기획들이 많아서 결국 11월 초부터 보름간의 기간 동안 예심을 거쳐 상위 19편의 본선 진출작을 결정하여 11월 22일에 본심을 가졌다.

본심에 오른 작품을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와 군 인권, 하청 노동자 인권, 난민, 아동 학대 외에도 여성 급여 차별과 이주여성 및 장애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부터 간병을 비롯한 노인 복지 그리고 범죄 피해자 보상에 이르기 까지 예년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고 생활 밀착적인 이슈와 주제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특종 등 새로운 발굴보도 보다는 기획기사가 많았고 심층적 보도를 내세운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심사진의 심도깊은 토론과 작품 시사가 이어지며 시의성과 참신성, 보도 밀도를 비롯해 사적 반향 등까지 고려한 끝에 치열한 경합을 거쳐 모두 7편의 응모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고, 미투 운동을 이끌어낸 서지현 검사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제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상패

MBC ‘36,700년의 눈물’은 전 세계 병역거부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들을 취재한 프로그램으로 이들이 매해 수 백 명 이상이 투옥되며 평생 전과자로 살아가는 현실을 밀도있게 취재하며 대체 복무제의 가능성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비롯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사적 관심이 고조되자 기존에 유죄 판결이 내려지던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이 14년 만에 대법원 전원 합의체를 통해 뒤집혀지며 이어 하급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결국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성과를 얻어내었다.
시사인 ‘아동학대 연속 기획’은 철없고 미성숙한 어린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취재를 통해 제도의 미비함을 알리고 그 필요성을 역설한 기사로 아동학대 피해 아이와 가족의 삶을 조망하며 영국, 미국, 스웨덴의 사례를 취재하며 국내 아동 보호 시스템의 개선을 촉구한 기사이다. 7차례의 연속 보도를 통해 훈육이나 체벌 차원을 넘어선 아동 학대 문제를 이슈화하고 큰 사적 관심을 끌었다.
KBS대구 ‘기억, 마주서다’는 위안부, 강제 징용, 민간인 학살 피해자, 반민특위의 좌절과 인혁당 사건 등 지난 10년간 일어난 대구,경북지역의 주요 사건을 10편으로 정리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그 의미를 되새긴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민초들의 삶을 표현하고 약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새로운 과거사를 조명함으로서 지역 언론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과를 나타내었다.
베이비뉴스 ‘바퀴달린 엄마’는 한국사에서 여성으로서 특히 장애인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기사로 장애부모의 출산권과 양육권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한 인터넷 기사이다. 육아전문 인터넷 매체인 베이비뉴스가 6차례 보도를 통해 현실을 고발한 이 기사가 선정된 의미는 그간 메이저 언론 매체가 주도하던  사적 이슈 제기가, 갈수록 늘어나는 1인 내지 소수 전문매체에 의한 적 문제 제기 등으로 확대, 진화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이며 이를 적극 격려하는 심사위원들의 뜻도 담겨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SBS ‘부를 땐 국가의 아들, 아플 땐 당신의 아들’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나선 병사들이 불법, 무자격 의료 행위에 내맡겨진 실태를 SBS 8시 뉴스를 통해 고발한 기사이다. 무자격 의무병이 복강경 수술과 X레이를 촬영하고 진단, 처치, 처방이 엉터리로 이뤄지는 현장을 보여주는 등, 제대로된 건강권이 지켜지고 있지 않은 군 의료기관의 실태를 21차례 보도를 통해 생생하게 고발하여 큰 파장을 일으킨 보도이다. 군 병원의 불법 의료 행위를 취재하여 열악한 군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신문 ‘간병 살인 154인의 고백’은 우리 사에 늘어나는 간병 살인 사건을 통해 가족 간병의 암울한 현실 고발과 사적 해법 마련 촉구를 위해 기획된 기사이다. 한때 효자, 효녀였고 다정한 부부였으며 헌신적인 부모였던 사람들이 끝없는 간병 터널을 거치며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연속 보도를 통해 추적하였고, 이를 통해 노인문제이자 보건복지 문제이기도 한 간병문제가 거대 담론의 이념적 이슈 못지않게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큰 장애물이 되고 있음을 제시하여 심사위원들 전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겨레21 ‘난민과 함께’는 1998년 첫 난민 인정이후 올 해에만 1만4천명이 난민신청서를 낸 우리나라의 난민 상황을 취재한 기사이다. 국제 사에서 한국이 갖는 위상과 경제 규모를 감안해 볼 때 난민 신청 인구수도 높지 않은데다 난민 인정률은 더욱 낮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올 해 벌어진 제주도 예멘 난민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가짜 뉴스가 퍼지며 청와대 국민청원에다가 반난민 집까지 벌어지는 등 혐오 수준으로 비약될 상황이었다. 한겨레21은 한국 도착부터 난민 심사 결과발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취재하며 난민들의 그림자 같은 삶을 연중기획으로 보여주어 난민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사의 인식 수준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었다.

심사위원는 특별상으로 올 한해 우리 사에 큰 파장을 몰고온 미투 운동의 첫 고발자인 서지현 검사를 선정하였다. 그동안 우리 사에 팽배해 있던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해, 특히 법을 집행하는 검사 조직 내의 성추행 사건을 용기있게 폭로, 고발하여 큰 파장을 일으킴은 물론 이후 문학계를 포함한 예술계 전반과 학계 등 한국 사 전반에 만연한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환기를 불러 일으키고 여성들의 용기있는 폭로를 이끌어내어 여성인권과 양성 평등에 대한 큰 인식 전환을 일으킨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 외에도 ▲KBS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SBS ‘죽음도 하청인가요’ ▲세계일보 ‘범죄, 처벌만이 끝 아니다’ ▲SBS ‘페이미투’ ▲한겨레 ‘가짜뉴스 뿌리를 찾아서’등은 최종심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아깝게 탈락한 좋은 작품들이었다.

심사위원는 아쉽게도 수상작이 되지 못한 많은 출품작품들도, 모두 우리 사의 인권 의식 함양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 수작들로 평가한다. 이러한 언론 보도를 통해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앰네스티의 목표가 이뤄지기를 소망하며, 언론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언론인 여러분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끝으로 수고해주신 심사위원님들 그리고 말없이 뒤에서 수고해온 사무처장과 간사를 비롯한 앰네스티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수상소감

MBC <36,700년의 눈물>팀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MBC <36,700년의 눈물>
이우환, 한학수, 장은정

세월이 흘러 양지운 선배의 첫째 아들도 감옥에 가고 둘째 아들도 감옥에 가고 이번에 우리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안에는 양지운 선배의 셋째 아들이 감옥에 갈 차례였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셋째 아들은 감옥에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 판결도 반기고 있고, 대법원 판결이 이렇게 잘 정리되어서 기쁩니다. 좋은 대체복무제 법안이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가 서로 조정되고 서로 조율될 수 있는 한 걸음 나갈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시사IN <아동학대 연속 기획>
변진경, 임지영

취재가 굉장히 고통스러웠어요. 아픈 사건을 마주하는 거라서. 어떤 가슴 아픈 사건이나 취재원들을 만나서 기사를 쓰고, 보도를 하고 나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약간의 죄책감 같은 게 남잖아요. 왜냐면 그 어린이나 그 사람의 가슴 아픈 사연으로 기자 개인의 성취욕 같은 걸 채우고 있진 않은가 되묻게 되는 일이 많았는데, 특히 이번 아동학대 취재는 계속 그걸 되묻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쉽고 기쁜 취재가 아니라, 계속 고민을 하고 가슴 아픈 취재를 하라는 채찍질로 알고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구KBS <기억, 마주서다>팀이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대구KBS <기억, 마주서다>
안중석, 최수영, 지우진, 김지훈, 김경민, 전아영, 유성은, 남기세, 김무정, 김성택, 백소혜, 최현정, 염정렬, 강지희, 윤지수, 홍은영, 조아름, 이학록, 박기석, 이진희, 이수민, 오대환

그분들은 한번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서 해보신 적이 없으셨던 분들이었어요. 간첩으로, 빨갱이로 몰리면서 왜 가족들이 그렇게 죽었는지, 왜 자신들은 이렇게 떳떳한 직장 하나 가지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사회를 원망한다기보다는 그냥 ‘우리나라니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태어났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시면서 (살아온 분들이에요.) 근데 저희가 설득을 해서 (그 분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을 때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거예요. 부끄러운 과거, 알면서도 직시하지 못했던 역사의 이면들, 폐부로 들릴까봐 그동안 외면해왔던 사건들. 그 기억과 마주서서 그냥 전달만 하는 것도 언론이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베이비뉴스 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바퀴 달린 엄마>
김재희, 권현경, 이중삼, 이유주, 최규화, 최대성, 김재호

장애여성의 모성권을 다룬 저희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참 많았습니다. ‘키우지도 못할 애를 왜 낳았어.’ 그 말이 참 싫었습니다. 그 말을 어린이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부모한테서 왜 태어났어’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어린이도 존재를 의심받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의 조건보다 자신의 존재 자체로 모든 어린이가 환영받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너무 거창하고 그래서 좀 막연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삶부터 바꾼다고 생각하니 뜻밖에 가까운 곳에서도 길은 보였습니다. 오늘도 여전한 세상의 편견에 맞서서 용기 있게 자신의 삶을 증언해 준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받아야 할 상을 저희가 대신 받는다 생각합니다. 사람도 없고 돈도 없는 작은 언론이라 못한다는 변명은 앞으로도 하지 않겠습니다. 내일도 가까운 곳에 있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정성껏 듣겠습니다.



SBS <부를 땐 국가의 아들, 아플 땐 당신의 아들>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BS <부를 땐 국가의 아들, 아플 땐 당신의 아들>
이병희, 김종원, 한세현, 박하정, 정성진, 조창현

군 피해 치유센터 함께의 어머님들은 계속 싸우고 계십니다.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밤에 아프면 응급실에 가는 너무나 당연한 장병들의 생명권, 건강권을 아직도 거리와 국회에서 외치고 계시는데요. 그 싸움에 저희가 도움이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할거고, 그런 당연한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 ‘끝까지 판다’의 정신으로 제가 어디에 있든, 마음을 같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신문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유영규, 임주형, 이성원, 신융아, 이혜리

우리가 아무리 사회변화를 위한 의도를 갖고 가족들을 만난다고는 하지만 막상 가족과 함께 죽으려고 했던 사람들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언론의 이름으로, 또는 기자의 사명감으로 아픔을 끄집어내는 것에 대해 매일 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문을 두드리면 문전박대를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의외로 그 자리에 선 채 한 시간 동안 답변을 해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굉장히 어렵고 미안한 취재였는데, 어려운 말씀을 해주신 그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방법은 결국 간병살인이라는 비극적인 일들이 더이상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 문제를 지금부터 이 시대가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정부차원에서, 지역사회 차원에서, 또 가족 내에서 같이 고민하고 해법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겨레21 <난민과 함께>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겨레21 <난민과 함께>
이재호, 박승화, 전정윤, 조윤영, 정인환

개인적으로 취재기자 6년 차인데요. 이렇게 많은 악플을 받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기사 한 건에 한 2만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예상하시겠지만 19,999건이 악플이었고요 (…) 왜 우리가 그들을 미워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에게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욕망을 보았기 때문에 그들을 미워했던 것이 아니었는지 생각했는데요. 그들은 전쟁을 피해서 평화롭고 죽지 않을 수 있는 곳으로, 조금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찾아왔던 것뿐이었는데. 사실 우리는 그것과 똑같은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거든요. 저를 예로 들자면, 저는 지방에서 서울로 왔고요. 지금 강북에 살고 있지만, 강남으로 가고 싶고요. 그리고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간 적도 있었고. 아무튼 저희는 조금 더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나은 곳으로 이주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저희가 (화내야 하는 것은) 난민들이 아니라 불평등한 세상이 아닌가 취재하면서 생각했습니다.



<특별상> 수상자 서지현 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별상> 서지현 검사

과연 우리 검찰이 그런 역할을 해왔는지. 기계적인 중립이나 답이 정해져 있는 결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진실을 이야기 하는지. 돈과 권력의 편이 아니라 정말 힘없고 고통 받는 이들의 옆에 든든하게 서주었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 저는 그저 진정으로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고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검찰, 피해자와 약자들이 고통받거나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제가 입을 연 대가로 제가 검사도 변호사도 하지 못하고 평생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그런 세상이 온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검사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인데 이런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검사가 더욱더 검사다워야 한다는 여러분의 단호한 의지이자, 지금은 시린 겨울이지만 따뜻한 봄은 반드시 오고야 만다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많은 피해자분들에 대한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제21회 언론상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심사위원

이강현 KBS미디어 콘텐츠사업본부장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김윤경 뉴스1 국제부장
류지열 KBS PD협회장
민   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양성평등센터 센터장
심석태 SBS 보도본부 뉴미디어국장
이경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정혁준 월간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최민영 경향신문 뉴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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