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상

제7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

심사평

이번 제 7회 언론상 응모 열기는 다른 때보다 다소 줄었다. 이는 정치 사회적으로 인권신장을 위한 노력이 배가되고 그 성과가 가시화한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인권의 음지는 사라진 것일까.

응모작의 면면을 뜯어보면 답이 주어질 듯하다. 예전에 대종을 이루던 구호성 고발성 기사 대신 탐사형 기사와 프로그램이 많이 추천된데 이어 한번 고발한 현장을 2년여 뒤 되짚는 유형과 실천성을 가미한 인권 운동형 기사도 최종심에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양적으로 부족한 이번 앰네스티 언론상을 질적으로 보완하기 충분했다. 한국 언론의 인권 관심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팀의 ‘권력에 의한 소수자 유린 테마’시리즈를 주목했다. 국가보안법, 양심적 병역거부, 송두율과 비겁 독선의 한국사회, 전향공작의 진실 등을 다룬 것인데 같은 주제의 신문 방송 기사가 쏟아진 시기에 나온 것임에도 접근 방식과 심도 면에서 다른 기사와 프로그램을 압도했다는 평이다. 이는 김현 정찬필 손종호 PD들의 탁월한 식견과 노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터이다.

CBS 대전방송의 김화영 정세영 기자가 보도한 ‘직업병 앓는 타이어공장 노동자 권리찾기’는 인권 문제에 접근하는 언론의 전범으로 간주할 만했다. 일회성 보도 후 눈길을 돌려버리는 우리 언론의 속성으로 시정 여부가 파악되지 않는 허점을 보완하는 기획이었기 때문. 2002년 현장 보도, 그 이후를 추적함으로써 한번 지나가면 그만이라는 사회적 선입견을 불식시켰다.

이상 두 편을 올 앰네스티 언론상으로 선정하면서 나머지 작품을 버려야 함에서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 특히 매일신문 아름다운함께살기팀이 3년째 벌이고 있는 나눔 운동의 의미를 좀처럼 가벼이할 수 없었다. 또 제주MBC 김건일 강흥주 기자의 4.3 56주기 특별 프로그램도 반복되는 주제의 의미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 평이었다. 한겨레 김윤형 유선희 기자의 ‘도시 빈민의 주거권 신장에 다하여’라는 연속 보도 또한 돋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올 우리 언론의 인권보도를 정리하고 수상작을 결정하면서 여전히 험한 곳에서 이름을 낼 욕심없이 뛰었던 무수히도 많은 기자와 PD의 땀을 떠올린다. 척박한 우리 인권의 현장을 기록하는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서 명예를 더하기 위해 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언론인위원회는 새 각오를 다질 터이다.

그것은 우리의 내일을 풍요롭게 하는 긴 강으로 흘러넘칠 것이기에 주저함이 없다. 내년 더 더워진 마음으로 만나길 고대한다.

뜨거운 ‘인권 보살핌’에 대하여

혼탁의 세월이야 어느 시대든 응당 그렇다지만 좀 유별난 요즘, ‘인권 보살핌’의 철학을 생각합니다. 한참 세월이 흐른 뒤 되돌아보면 결과는 서글프고 허망하다 해도 그 가슴 졸인 인권 사랑의 나눔이야말로 참세상으로 가는 첫걸음이자 기나긴 여정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권 유린의 악순환 고리가 끊어질 조짐은 여전히 없어 보입니다. 이럴 때마다 가해자들은 ‘명백한 운명(Menifest Destiny)’을 말하고 피해자들은 말문을 닫기 일쑤입니다. 힘 있는 자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일, 바로 명백한 운명”이라며 비극의 책임을 돌리지만 연약한 자 아무 저항을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늑한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 잠들지 않는 언론인들을 기리고자 합니다. 상처입고 무너진 인권에 마음으로 저항하고 분노하며 용기를 다해 폭로하기 위해 가슴 앓았던 한 해의 기록을 남기고자 함입니다. 무겁고 엄숙한 것뿐 아니라 우리 생활 속 그늘진 인권까지 그 대상입니다.

지난 해(2003년)에는 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을 대구에서 서울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몇가지 일로 언론상을 시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 7회 시상식을 계기로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는 이 상을 한국 최고 권위의 ‘인권 언론상’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진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읊었습니다. 같은 어법으로 언론인들에게 질문을 던져도 무방할 터입니다. 정녕 뜨거워지고 싶은 기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모를 기대합니다.

허의도 위원장
(중앙일보사 월간중앙 편집장)

심사위원

김주언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
남영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지부장(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
김지영 전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 위원장(경향신문 편집인)
허의도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 위원장(중앙일보사 월간중앙 편집장)
김구철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 부위원장(KBS 경제부 차장
김희진 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지금 이 시각, 세계의 의식있는 언론인들은 자유가 제한되고 인권이 유린된 위험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 결과 때론 독재정권에 의해, 때론 무장 분쟁과정에서 해마다 약 150여명의 언론인들이 살해되고 있으며, 수백 명의 언론인들이 투옥되어 구금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금 한국에서는 민주화의 결과로 얻어진 자유의 공간에서 언론인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구석진 곳에서 끊이질 않고 있는 반인권적 상황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는 좀처럼 눈을 돌려려 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언론인위원회는 언론상을 창설, 매년 세계평화와 인권신장에 기여한 언론(인)을 선정하여 시상함으로써 그 공적을 기리고자 한다. 앰네스티 언론상은 언론인들로 하여금 전 세계 인류의 여망과 바람을 담아 가슴 뜨거워지는 계기로 삼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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